
"AI(인공지능)는 의료의 미래가 아니라, 이미 의료의 일상에 존재한다." 이 말은 의료 패러다임의 이동이 현재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AI는 가능성이 아닌, 의료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혁신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우리나라는 의료데이터 인프라, 전자의무기록(EMR) 보급률, 5G 네트워크 등 AI가 작동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데이터는 기술을 움직이는 연료이며, 기술은 데이터를 가치로 전환하는 수단이다. 데이터와 기술, 두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의료 혁신은 비로소 완성된다.
2018년부터 정부는 '닥터앤서(Dr.Answer)'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의료 AI 생태계의 초석을 다져왔다. 닥터앤서 1.0을 통해 뇌 질환, 대장암, 치매 등 8대 질환에 대한 AI 진단 보조 솔루션을 개발해 주요 병원에서 임상 적용했다. 특히 치매 진단 AI 솔루션은 MRI(자기공명영상) 영상을 기반으로 뇌 구조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 치매 여부와 진행 단계를 조기에 판별했다. 이처럼 AI가 의료진의 진단을 보완하고,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한 것은 의료 AI가 연구를 넘어 '현장 혁신'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닥터앤서 2.0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주요 병원 간 실증을 통해 임상 신뢰성과 표준화를 확보했다. 국내외 인허가 획득과 중동·동남아 병원과의 교차검증을 통해 국내 기술의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고 루닛, 뷰노, 딥노이드 등 국내 의료 AI 기업의 상용화와 글로벌 진출이라는 성과도 나왔다. 현재 추진 중인 닥터앤서 3.0은 환자가 병원을 떠난 후에도 AI로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응급상황 시 의료진이 즉시 개입할 수 있는 '지속형 환자 관리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을 추구한다. 또 의료데이터를 통합·정제해 대규모 학습을 수행하고, 질환 간 연관성을 분석하는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해 맞춤형 치료 계획, 진단 자동화 등 의료 현장의 혁신을 견인할 계획이다.
이제 의료 AI는 기술 개발을 넘어, '풀 스택(Full-Stack) 의료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데이터 인프라 구축, AI 모델 개발, 임상 검증, 서비스 적용까지의 과정을 통합해 진료·행정·병원 운영 전반에 AI가 의료진의 판단을 지원하고 환자 경험의 질을 높이는 구조적 혁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현장에서 AI를 이해하고 의학적 판단에 융합할 수 있는 인재 양성도 필요하다. 의료진은 AI와 함께 진료를 설계하고 결정을 내리는 '협력적 파트너'가 돼야 한다.
의료의 중심이 치료에서 예측과 관리로 전환되고 있다. 데이터·기술·인재·제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의료 AI 생태계가 구축될 때, 혁신은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닥터앤서'의 여정은 AI 기술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실질적 공공가치로 확산하는 과정이다. 데이터와 기술을 매개로 의료와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협력 기반 혁신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의료 AI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우리는 '국민 모두를 위한 AI, 의료의 전주기에 녹아든 AI'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