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전환 크레디트

[MT시평]전환 크레디트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2025.11.11 02:05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전환크레디트'(Transition Credit)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고 있다. 탄소크레디트의 경우 그 가치를 객관적으로 신뢰성 있게 입증받는 것이 중요한데 화석연료 모델을 신재생연료 기반 친환경 설비로 전환하면서 나오는 전환크레디트는 그 가치를 입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전환크레디트 개발을 주도한 것은 '석탄에서 청정으로 이니셔티브'(CCCI)를 주창한 록펠러재단이다. 올해 5월 이 재단은 개발도상국의 석탄발전소 조기폐쇄와 청정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이 같은 이니셔티브를 선언했다. 첫 사업으로 필리핀 내 석탄발전소를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존 탄소크레디트와 달리 석탄발전소를 조기폐쇄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실질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전환크레디트를 발행한다는 점이다.

해당 방법론은 인증기관(Verra)의 승인을 받아 그 상업성을 높였고 앞으로 유사한 60여개 프로젝트 진행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자발적탄소시장무결성위원회(ICVCM)에 60만달러를 지원하면서 전환크레디트 기준을 강화하는 개선작업을 지속한다고 한다.

록펠러재단의 시도는 정체된 탈석탄 흐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으면서 더 많은 전환크레디트 창출을 이끌고 있다. 미쓰비시상사는 싱가포르 케펠, 젠제로(GenZero)와 함께 필리핀 석탄발전소를 2030년까지 조기폐쇄하고 신재생발전소로 대체하는 사업을 시도한다. 15억달러가 소요될 예정이라는데 필리핀 ACEN은 여기서 나오는 전환크레디트를 일본의 배출권거래제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전환크레디트를 활용하는 노력은 미국 주요 대기업에서도 나타난다. 아마존, 메타, 넷플릭스, 마스터카드, 펩시코는 기후및에너지솔루션센터(C2ES)가 이끄는 키네틱연합(Kinetic Coalition)에 참여하면서 석탄발전소 조기폐쇄를 위해 전환크레디트를 활용키로 했다. 이들도 개도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혁신적인 경로로 전환크레디트를 제시하면서 베라가 인증작업을 돕는다.

기업들과 국제기구들의 새로운 탄소크레디트 개발을 위한 노력은 금융기관의 대출시 담보로 인정되는 자산평가에도 포함될 전망이다. 올 8월 발표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기후변화가 가져올 금융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감안해 은행대출시 담보자산 평가에 기후요인(climate factor)을 넣어 전환크레디트가 연계된 자산일수록 담보가치를 높게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비금융기업이 발행한 거래 가능한 자산을 중심으로 적용되며 녹색전환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여러 사건의 가능성까지 개별 자산평가에 반영하게 된다.

전환크레디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크레디트로 인해 은행 등 금융기관이 친환경 분야에 더 많은 자금을 배분하도록 유도하는 선도적 사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도 최근 EPC라는 개념으로 전환크레디트 프로젝트의 가능성과 사업화를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므로 새로운 탄소금융 수단의 조속한 제도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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