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새해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으로 시작됐다. 작전명 '앱솔루트 리졸브'로 명명된 특수부대의 기습공격을 통해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하는데 성공했고 미국으로 압송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미국 CIA는 마두로 대통령 측근을 정보원으로 확보하고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석유부국 베네수엘라를 좌익혁명의 기지로 만든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계승한 마두로 대통령은 그동안 강압적인 통치로 국제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유엔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는 물론 권력유지를 위한 살인, 고문, 성폭력, 무차별적 구금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정치적 탄압을 피해 약 800만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은 해외 이주를 선택했고 이는 중남미는 물론 미국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차베스 대통령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유지했지만 직접적인 군사행동은 자제해왔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통해 특정 국가를 장악해 정권을 교체하고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제재를 통해 압박수위를 높여 스스로 붕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새로운 전쟁을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왔음을 고려하면 이번 공격은 매우 뜻밖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가 성공한 후 1시간에 걸친 기자회견을 통해 공격의 목적과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을 지원함으로써 미국을 위협했고 이를 막기 위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정작 기자회견에서 마약에 대한 언급은 거의 등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자원과 이를 통한 미국의 이익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공격이 베네수엘라의 석유자원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인정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직접 운영할 방침임을 밝혀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대국가의 주권을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은 최우선 안보과제가 서반구에서 영향력 회복임을 분명히 했다. 아메리카대륙과 카리브해, 북극권을 아우르는 서반구는 미국의 세력권임을 분명히 하고 여기에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은 뜬금없어 보였지만 이번 마두로 대통령 체포로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세계는 알게 됐다. 다른 한편으로 마두로 대통령 체포과정에서 베네수엘라군의 적극적인 대응이 보이지 않았음을 들어 일각에선 이번 체포가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에 미리 합의된 각본에 따라 진행됐다는 견해도 제기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힘으로써 전면적인 정권교체를 예상한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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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벽두에 단행된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는 미국이 어떤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명백히 보여줬다. 영향권을 설정하고 그 영향권에선 마음대로 자신의 힘을 행사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줌으로써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동일한 행동을 하더라도 간섭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강대국이 힘을 앞세워 무제한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됐다. 기존 국제질서가 무너졌음을 인식하고 새로운 국가안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2026년 대한민국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