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간·증인 급감, 쇼츠만 난무한 부실 국감

[사설]시간·증인 급감, 쇼츠만 난무한 부실 국감

머니투데이
2026.11.0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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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운영위원직 사임과 관련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정회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운영위원들이 회의장을 나가며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6.10.29.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운영위원직 사임과 관련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정회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운영위원들이 회의장을 나가며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6.10.29. [email protected] /사진=정병혁

3주간에 걸친 2026년도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헌법적 책무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묻는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정쟁에 밀려 내용이 빈약했던 수준을 넘어, 양적·질적 지표 모두에서 '역대급 부실'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다. 국정감사가 끝날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무용론'이 이번에는 숫자로 증명된다.

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 집계 결과 올해 전체 국감 진행시간은 684시간 38분으로 지난해보다 89시간 31분(11.6%) 감소했다. 16개 상임위원회 중 11곳에서 감사시간이 줄었고, 행정안전위원회는 48.8%,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38.3% 급감했다. 상임위가 의결한 일반증인 수도 271명으로 지난해(53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주요 국정 의혹 관련 증인 채택이 여야의 당리당략 속에 줄줄이 무산되며 정책 검증의 기회 자체가 봉쇄된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쇼츠(Shorts) 국감'이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이 치밀한 논리로 정책 대안을 따지기보다 자극적인 고성과 막말로 시선을 끄는데 골몰했다는 점이다. 상임위 회의장 안에서 보좌진의 영상 촬영 여부를 두고 감사가 멈춰 서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국민 삶과 직결된 민생 현안이 15초짜리 지지층용 조회수 경쟁 뒤편으로 실종된 장면이다.

물론 이런 환경 속에서도 의정활동을 성실히 수행한 의원들도 존재한다. 머니투데이 국감 스코어보드에서 만점을 받은 의원 24명 중 무려 91.7%(22명)가 초·재선 의원이었다. 철저한 자료 분석과 정책 전문성으로 사각지대를 파고들어 피감기관의 제도 개선과 대책 약속을 끌어냈다. 국정감사가 강력한 견제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는 증표를 보여준 것이다.

"국정감사는 망신 주는 자리가 아니라 국정의 이상 징후를 찾아내 치료법을 찾는 건강검진이어야 한다"는 한 상임위원장의 발언은 국회가 깊이 되새겨야 할 화두다. 국회는 의제와 연관성을 중심으로 증인을 합리적으로 채택하는 협의 관행을 복원하고 단발성 폭로전에 그치는 국감을 상시적인 정책 감시와 실질적 제도 개선으로 이어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비로소 국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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