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음악 읽어주는 여자

기업에서 음악 읽어주는 여자

최종일 기자
2010.01.11 09:00

[인터뷰] 클래식해설가 이지혜 씨

"경영계에서 혁신이나 변화를 많이 강조하잖아요? 바로크에서 고전파, 고전파에서 낭만주의, 그리고 낭만주의에서 현대음악으로 넘어오는 서양음악사의 분기점은 모두 혁신이자 변화였죠."

합리성과 효율성에 무게중심을 둔 기업경영과 감성을 자극하는 클래식음악. 언뜻 보면 닮은 점이 없을 것 같은 이 둘에 대해, 강의와 연주회가 접목된 콘서트형 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는 클래식해설가 이지혜(34ㆍ사진) 씨는 "클래식을 알면 경영이 보인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멘토링을 많이 얘기하는데, 서양음악사에서도 서로 영감을 주고받은 사례가 많아요. 브람스와 드보르작, 슈만과 클라라, 엘가와 그의 부인 등이 그러하죠. 창조의 새로운 형식인 벤치마킹 역시 음악사에서 중요한 단어에요. 드보르작의 '슬라브무곡 제1번'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1번'을 벤치마킹해 탄생했죠"

경원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음악교육학 석사 과정을 마친 이 씨는 성남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청주시립합창단 등에서 해설을 맡았다. 그러다 2004년 여름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요청으로 실내악 연주회에서 해설을 했다.

이후 기업체의 의뢰가 이어지면서 삼성인력개발원 삼성전자 GS LIG 한국전력 등 국내 여러 기업에서 음악을 통한 기업교육을 진행했다. 행안부와 교과부 연수원 등의 연수과정에도 참여해 공무원들에게 클래식을 알려왔다. 최근까지 500회의 출강과 해설을 했다.

이 씨는 기업 강연을 다니면서 클래식에 담을 쌓고 사는 직장인들을 보게 됐다고 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클래식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에 대한 교양이 있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런 풍토가 조성돼 있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선진국들 리더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클래식과 친하게 지내오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특히 한국 남성들은 문화예술 쪽에는 관심이 별로 없죠. 문화예술은 업무나 비즈니스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죠."

이 씨의 강의는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강의 뒤에는 청중들의 박수가 뒤따른다. 한 기업에서는 기립박수와 함께 '파도타기'가 나오기도 했다고.

이 씨는 그렇다보니 직장인들이 그의 강연을 듣고 클래식음악이 정서함양뿐 아니라 업무능률에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앞으로의 꿈도 기업인들에게 클래식의 재미를 알리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과 CEO를 위한 클래식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에요. '비즈니스 클래식 아카데미'에요. 다양한 콘텐츠와 노하우로 경영일선의 리더들의 교양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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