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검·경 갈등 봉합의 이면

[기자수첩]검·경 갈등 봉합의 이면

정영일 기자
2012.12.11 06:00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촉발된 검찰과 경찰의 대립이 봉합모드로 들어갔다. 극한 대립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던 '돈검사' 사건과 '성(性)검사' 사건에서 양측은 화해의 모양새를 취했다.

'돈검사'사건에 대한 대검찰청 특임팀의 수사결과에 대해 경찰은 "우리가 제기했던 혐의 가운데 상당 부분이 포함됐다"며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놨다. 특임팀 수사결과 '돈검사'의 혐의금액은 10억400만원이다. 경찰이 제기했던 혐의 금액 9억70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성검사' 사건 피해자 사진 유출 사건에 대한 수사에서도 검경은 유출자를 찾는데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검찰이 내부감찰을 통해 유출자를 색출한 후 경찰이 요청한 증거자료와 함께 경찰로 넘기겠다는 것.

경찰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다. '돈검사' 사건 수사에선 경찰이 제기했던 혐의가 상당부분 인정돼 수사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성검사' 피해자 사진 유출사건은 결국 검찰로 수사책임이 넘어갔다.

수사결과가 흐지부지하면 비난 여론은 검찰을 향할 것이고 유출자로 현직 검사가 지목된다면 경찰은 현직검사를 소환조사하는 대한민국 사법사상 첫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경찰 입장에서는 꽃놀이패다.

문제는 양측 갈등의 봉합이 한시적이라는 것이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당장 10일 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차기정부에서는 경찰이 수사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제대로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우선 인권 침해 여지가 적은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등에서 경찰이 직접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과 검찰이 경찰의 인신구속 신청을 기각했을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수사진행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달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앞선 두 사건의 사례처럼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도 검찰이 유화적인 태도로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선정국이 본격화 될수록, 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가 구성되기 시작하면 양측의 갈등은 또 다시 '열성'을 띄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다시 대한민국의 대표 사정기관 두 곳에 치고받는 구태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국민의 눈이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인권을 보장받는 것을 원하며 범죄자들이 제대로 자기가 저지른 죄의 값을 치르기를 원한다. 이같은 이상에 좀 더 가깝게 사법권이 행사될 수 있도록 수사권 조정의 방향이 흘러가길 기대한다. 양 측이 좀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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