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교비 횡령"…교육부는 수수방관
숙명여대와 경희대, 성균관대 등 주요 사립대들이 교육부 장관의 승인 없이 학교법인이 내야 하는 사학연금 법인부담금 42억원을 교비에서 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사립학교법 위반에 해당되는 명백한 교비 횡령인데도 교육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학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2012년 사학연금 법인부담금 교육부 장관 승인제도 위반대학 현황'에 따르면 총 20개 대학이 42억5700만원을 등록금으로 구성된 교비회계에서 불법 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의 승인조차 신청하지 않은 대학 20곳 가운데 대납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숙명여대로 20억700만원에 달했다. 이어 △서원대 7억9100만원 △한국국제대 3억3000만원 △목원대 3억400만원 △경희대 1억6800만원 △성균관대 5200만원 등 모두 42억5700만원을 교육 당국의 허가 없이 교비에서 대납 처리했다.
사학연금 법인부담금이란 교직원의 각종 연금이나 재해보상부담금 등 학교법인이 원칙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을 뜻한다. 그동안 사립대들이 이를 교비에 떠넘기면서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자, 교육부는 2012년 관련법 개정을 통해 교육부 장관의 승인제로 변경했다.
그러나 사립대들이 교육부 장관의 승인은 고사하고 학교당 수 십억원대의 교비 횡령을 저질러도 교육 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이들 사립대에 대해 경고, 교비 보전조치 통보에 그치거나 오히려 내년도 교비 대납까지 허가해줬다. 실제 숙명여대와 서원대 등 4곳은 2012년에 이어 2013년 교비 대납을 승인 받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 승인제 도입 첫 해인 만큼 사립대들이 관행대로 승인을 안 받은 측면이 있다"며 "올해는 환수 강도를 높이고 앞으로 더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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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안 의원은 "교육부의 솜방망이 처벌 탓에 이런 불법적인 대납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사학연금법 개정을 통해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반드시 처벌할 수 있도록 근거 조항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같은 기간 교육부 장관의 승인을 받았어도 당초 승인액을 초과해 교비로 부담을 전가시킨 사립대는 13곳으로 82억1400만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