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어른들은 몰라요" 타요버스에 대한 단상

[기자수첩]"어른들은 몰라요" 타요버스에 대한 단상

기성훈 기자
2014.04.10 15:15

"그렇게 좋아?" '타요버스'를 탄 네살 박이 딸에게 물었다. 대답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응응~ 타요 타요잖아."

국산 3D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가 거리로 나오자 대박이 났다. TV에서만 보던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타요버스를 본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타요버스에 대한 무용담과 탑승 후기가 봇물을 이룬다. "아이를 태우기 위해 택시를 타고 타요버스를 쫓아갔다"는 댓글이 타요버스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사실 타요버스는 2011년부터 서울시 대중교통 홍보대사로 활동해왔다. 발 빠른 의인화였지만 이를 아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잠잠했던 타요버스가 갑자기 전국민의 관심이 된데는 시민의 자발적 아이디어와 버스에 눈·코·입을 실제로 붙여 생명력을 불어넣은 모 버스회사 사장의 노력이 컸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타요버스는 우리 서울 시민이 만든 시민표"라며 공을 돌렸다.

하지만 타요버스를 그저 신기하고 반갑게 바라보는 동심(童心)과 달리 일부 어른들의 시선은 마냥 편치가 않은가 보다. 최근 불거진 타요버스 원조 논란이 그렇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박원순 시장이 '선거홍보용'으로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제 서울시민은 만화 캐릭터 하나도 어느 시장 임기 중에 만들어진 것인지 확인하고 즐겨야 하는 걸까. 오 전 시장과 박 시장, 또 차기 서울시장이 누가 되든 타요버스 못지않은 '깜찍한' 아이디어로 시민들이 웃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타요버스 기획자도 "동심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지자체들의 '묻어가기'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타요버스가 서울에서 히트를 치자 너도나도 타요버스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적 인기를 누린 캐릭터 버스를 전국 어린이들이 즐기도록 하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각 고장의 특색을 살려 제2, 혹은 제3의 타요버스를 만들어보려는 자극은 보이지 않는다.

혈세를 들여 만들어만 놓고 방치한 지자체 캐릭터가 적지 않다. 타요버스 캐릭터만 가져가면 시민들이 모두 좋아할까. "세상엔 수천, 수만 개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있고 결국 어떻게 응용하느냐가 관건"이라는 박 시장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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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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