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공개할 것처럼 시간 끌어" 비판도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 수정심의위원회(위원회) 명단을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게 '교과서 수정에 참여한 것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보안각서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관련기사☞[단독]교학사 교과서 수정심의에 독립기념관 등 참여)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부터 위원회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으나, 처음부터 이를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위원들에게 '서약서'를 요구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지난해 '교과용도서(역사과) 검정 심사'를 앞두고 심의위원들(연구·검정위원)에게 받은 것을 대부분 그대로 차용한 서약서에는 '인지한 각종 사안 및 심사에 참여한 동료 심의위원의 개인 정보 등을 심사 중은 물론 심사 후에도 주위에 알리거나 공표하지 않겠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이를 어길 경우에는 '개인정보 공개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것을 서약한다'고 못 박아 놨다.
그런데 서 장관은 지난해 12월 10일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출판사에 대해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위원회 명단은 학교에서 채택을 마치는 즉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14일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여전히 일부 위원들이 명단 공개에 대해 아직까지 이해를 안 해주고 있다"고 위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교육부 장관의 이런 발언을 두고 역사학계 등은 정부가 법적 근거가 없는 위원회를 급조해 발생하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처음부터 공개할 생각이 없었던 '명단 공개 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사학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역사학계에서는 위원회에 누가 들어갔는지 다 알고 있다"며 "위원회 명단 공개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부 장관이 그 동안 보안각서를 받아 놓고도 마치 이를 공개할 것처럼 계속 거짓말을 한 것이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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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의원은 "위원회가 한국사 8종 교과서에 걸쳐 총 2250건을 수정·보완한 만큼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4일 한국사 교과서 6종 집필진 12명이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수정명령 취소소송'에서 재판부는 교육부에 위원회 명단을 제출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