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어윤일 경희사이버대 부총장, "MOOC의 핵심은 협업"

온라인에서 상호참여 형태로 이뤄지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공개수업). 누구나 의지만 있으면 수준 높은 고등교육(거대 공유교육)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핵심 기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경희사이버대는 '경희 MOOC 2.0'이라는 이름의 독자적 플랫폼을 통해 MOOC의 단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다.
'경희 MOOC 2.0'은 이미 국내·외 곳곳에서 인정받고 있다. 해외 유력 언론으로부터 지식의 식민지화를 극복할 차세대 무크 모델로 소개된 데 이어, 지난달 국제개발협력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는 미래를 이끄는 모범사례로 소개됐다. 선진국-개발도상국간 격차를 극복하는, 세계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유교육, 각 문화권 맞춤형 공유교육 모델이어서다.
특임교수를 거쳐 지난 3월 부총장으로 취임, 한국에 새로운 미래교육을 정착시키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경희사이버대 어윤일 부총장(54·사진)에게 MOOC 2.0과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42년간의 미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지 2년이 지났다. 한국 사회에 대한 적응은 마쳤는지.
▶아직도 적응 중이다(웃음). 지하철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모든 사람들이 역에서 빠른 걸음으로 걷더라. 아마 시간약속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그렇게 똑같이 훈련(?)이 됐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가족들은 모두 미국에 있어 한국에서는 아내가 활동 중인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이나 경희사이버대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부총장 취임 이전부터 MOOC 전문가로서의 입지가 탄탄하다. 다만 항간에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MOOC가 또 하나의 유행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20세기 중반부터 미국에 등장한 '티비 디너(Tv-Dinner)'를 예로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말 그대로 TV를 볼 때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도시락 형식으로 돼 있는 음식인데 MOOC도 마찬가지다. 좋은 콘텐츠를 많이 준비해 놓으면 각자가 티비 디너처럼 골라서 섭취할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또 MOOC는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라 옛날부터 인류가 해온 방법을 최신 기술을 활용해서 다시 정리하고 마케팅하는 것일 뿐이다. 온라인을 통한 자기주도학습의 한계를 깨기 위해 함께 어울려 공부할 수 있는 그룹이 필요했고 그 연장선으로 MOOC라는 개념이 각광받고 있다고 본다.
-MOOC가 일반적으로 영어권 국가에는 도움을 주지만 다른 언어권에서는 큰 효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 언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한국어도 한문이나 어려운 단어를 알아야 하듯이 미국도 마찬가지로 (MOOC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언어수준의 영어로는 힘들다. 그런 면에서 언어에 대한 도전은 있지만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뜻만 있다면 배울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는 있지만 그 이상은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MOOC는 기본적으로 '더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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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의 대학에서 MOOC는 어떤 파급력을 미칠까. 또 경희사이버대는 어떻게 MOOC를 접목할 생각인지.
▶어떤 콘텐츠든 정체성이 확실한 사회라면 그 곳에 맞는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회라면 유행처럼 지나갈 뿐이다. 경희사이버대에도 하향식(Top-Down)이 아닌 상향식(Bottom-Up)으로 접목하려 노력한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나 청사진을 만들어도 아래에서부터 움직이지 않으면 별로 소용이 없다. 상향식 문화에서는 협동이 정말 중요한데 한국은 오랫동안 다들 개인간, 조직간 경쟁에 익숙하고 협동에 인색한 문화이기 때문에 접목이 쉽지 않다. 시간을 들여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다. (MOOC의 핵심은 정보를 희소재가 아닌 공유재로 인식, 개방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경희 MOOC 2.0은 이런 기본 정신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모델로 평가받아 15개국만 초대하는 구글의 '무크 워크숍'에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포함된 바 있다.)
-오는 12월 런칭 예정인 '경희 MOOC 2.0'의 주요 콘텐츠로 '세계시민교육'을 채택했다. 세계시민교육에는 어떤 과정이 포함돼야 할까.
▶강조했던 것처럼 경희 MOOC 2.0은 기존 MOOC와 달리 협업을 기반으로 한 상향식 방식을 채택한 게 특징이다. MOOC의 본래 개념인 'Massive Open Online Course'와 달리 MOOC 2.0은 'Massive Open Online Collabration'으로 협업을 강조한다. 학습자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포괄적 교육, 대화 및 상호 소통에 기반한 교수 학습, 창의적 다면적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
가령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 등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정부나 의회, 민간 단독보다는 모두의 협력으로써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과학과 기술 분야가 다음 세대가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해결책의 기반이라고 보고 세계시민교육의 핵심에 과학과 기술을 포함시키려 한다.
-교육 분야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급격한 변화에 노출돼 있다. 미래교육의 모습을 어떻게 보나.
▶나는 미래교육의 키워드를 △훈련된 마음(Disciplined mind) △종합하는 마음(Synthesizing and Blending mind) △창조적 마음(Creative mind) △존중하는 마음(Respectful mind) △윤리적인 마음(Ethical mind), 이 다섯 가지 프레임으로 본다.
적어도 한 가지의 전문적인 기술을 포함해 주요 학설에 대한 이해를 수반하고 다양한 출처에서 얻은 정보를 이해하고 유익한 정보로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독창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함께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아울러 우리가 사는 사회의 욕구와 욕망에 대해 깊이 생각함으로써 세계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갖는 게 미래교육의 모습에 대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윤일 부총장은…
1971년 10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 음대에서 예술학사 및 음악학 석사를 받았다. 컬럼비아대에서는 교육학·문학 석사와 교육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어깨통증으로 중도에 음악을 포기했지만 지금도 피아노 실력은 수준급이다. 전미노동대학(National labor college) 온라인학습 부총장에 이어 귀국 후에는 경희사이버대 특임교수를 거쳐 지난 3월 부총장에 취임했다. 교육부가 지난 2월 만든 미래교육특별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다름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통해 글로벌 문제에 대처, 더 나아가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드는 데 경희사이버대의 노력이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어 부총장은 MOOC 전파와 세계시민교육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