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좌편향됐다'는 한국사 6종 분석했더니…"되레 북한 비판 일색"

[단독]'좌편향됐다'는 한국사 6종 분석했더니…"되레 북한 비판 일색"

이정혁 기자
2015.10.16 05:01

교육부 차관 "현행 교과서 북한 찬양" 발언 사실과 달라…'세습·우상·인권' 전부 서술

미래엔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북한과 관련된 부분. 주체사상에 대해 '김일성 독재와 개인 숭배에 이용되었다'고 비판한 것으로 기술됐다.
미래엔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북한과 관련된 부분. 주체사상에 대해 '김일성 독재와 개인 숭배에 이용되었다'고 비판한 것으로 기술됐다.

정부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 전환한 주요 논리는 북한에 대한 지나치게 관대한 서술, 이른바 '좌편향'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교육부는 검·인정을 모두 통과시킨 고교 한국사 7종에 대해 "마치 북한의 책을 보는 것 같다"고 싸잡아 비판한 것에서 알 수 있듯, 교과서에 나온 종북(從北) 기술을 완전히 지움으로써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보는 한국사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북한을 향한 비판적인 시각과 기술을 일관되게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현행 일부 고교 한국사를 겨냥해 "북한 독재라는 표현은 고작 2번인 반면, 남한 독재는 무려 24번이나 사용했다"며 단순 숫자 나열로 북한을 찬양했다고 성토했으나, 실제로는 '세습·우상·인권'을 모두 언급한 부정적인 표현이 넘쳐났다.

15일 전국역사교사모임이 머니투데이에 공개한 중학교 5종, 고등학교 1종 한국사의 북한과 관련된 부분을 보면, △주체사상 △세습·독재지배 △경제체제 등 크게 세 가지 교육과정으로 압축된다.

미래엔의 고교 한국사 321쪽에는 '북한, 1인 독재와 사회주의 경제 체제를 형성하다'고 소개한 뒤 '북한에서도 김일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었다. 김일성은 비판 세력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1인 독재 체제를 더욱 강화하였다'고 서술했다.

이어 '북한의 인권실태'를 탈북자 사진과 함께 소개하면서 '공개 처형, 정치범 수용소 운영, 종교의 자유에 대한 탄압' 등을 골고루 나열했다.

350쪽에는 주체사상에 대해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김일성 유일 지배 체제를 확립하였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동상과 기념비를 세우고 생가를 성역화하는 김일성 우상화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정의했다.

중학교 천재 교과서는 북한을 서술하면서 '1인 독재 체제의 성립',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주민의 일상생활까지도 통제하였다'고 썼다.
중학교 천재 교과서는 북한을 서술하면서 '1인 독재 체제의 성립',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주민의 일상생활까지도 통제하였다'고 썼다.

중학교 한국사도 하나 같이 주체사상을 '김일성 유일 지배 체제의 구축과 유지에 이용됐다'는 등 부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좋은책신사고는 '주체사상을 내세우고 김일성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시작했다', 천재출판사는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하여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주민의 일상생활까지도 통제', 동아출판사의 경우 '김일성 유일 지배체제를 확립'으로 썼다.

미래엔은 '김정일과 김정은의 권력 세습'이라는 소제목 아래 '2010년에는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하여 3대에 걸친 권력 세습 작업을 추진하였다'고 '세습'이라는 표현을 명확히 했다.

사학계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현행 한국사에서 현대사는 사실 큰 문제가 없어왔다"며 "지난 2013년 친일·독재미화 논란을 가져온 교학사 교과서가 교육부가 내세우는 현대사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사태가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역사 교과서 내용이 좌편향됐다거나 북한을 찬양한 것 같다는 이의 제기를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갑자기 학생들이 교과서를 통해 주체사상을 배운다고 언급한 정부와 여당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모두 '독재'라는 표현은 물론, 세습이나 우상화 등 한층 수위를 높인 서술을 했는데도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지난 12일 한국사 국정 전환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특정 고교 한국사를 놓고 '북한 독재 2번, 남한 독재 24번'이기 때문에 '친북 교과서'라는 논리를 펼쳤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고교 검·인정 교과서 8종을 모두 분석했더니 세습체제 33회, 우상화 15회, 개인숭배 10회, 독재 권력독점 35회, 유일지배체제 26회 등 총 119회에 걸쳐 북한을 비판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 의원은 "당초 국정 교과서를 반대한 교육부 차관까지도 이제와 색깔론으로 이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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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이정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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