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밖 청년 50만명 중 3000명, 6개월간 혜택 한계…한정된 예산, '일자리'만 집중해도 모자라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 3000명에 매달 50만원씩 준다는 이른바 '청년수당' 때문에 논란이 뜨겁다. 서울시는 활동 의지가 있는 청년들에 교통비·식비 등 최소한 생계비용을 줘서 돕자는 취지이지만, 청년표를 사려한다며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무분별한 현금 지원으로 청년들의 자립의지가 꺾일 수 있단 우려까지 나온다.
청년수당을 마련한 서울시의 설명을 들으면 그 취지엔 충분히 공감이 간다. 기존에 청년 일자리 정책은 양적수치를 늘리는데 급급해 청년들이 겪는 생활상 어려움이나 청년간 네트워크 부재 등에 대한 부분들을 간과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실업이 장기화하면서 청년들의 생활 문제는 '잠깐 고생하고 탈출하면 되는 것'보다 악화됐다. 서울시가 청년수당 뿐 아니라 임대주택 등 주거문제와 무중력지대 등 청년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한 것을 봐도 청년 입장에서 고민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 같은 정책은 시 예산이 한정돼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청년정책에 편성된 예산 7136억원 중 청년수당 50만원 지급에 450억원이 들어간다. 청년 커뮤니티 등 활동공간 조성 사업에 344억원이 들고, 청년주거와 예금액을 두 배로 불려주는 희망통장 등에 2890억원을 쏟는다. 가장 중요한 청년을 위한 '공공인턴' 등을 하게 해주는 뉴딜 일자리 예산은 3185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일자리가 절박한 청년들을 지원한다며 정작 일자리 예산은 소홀히 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시가 '기존의 '양적 일자리 정책'이 실패라 느꼈다면, '질적 일자리'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에 대해 더 고민하고 예산을 쏟았어야 한다. 서울시가 3185억원을 투입해 마련하는 뉴딜 일자리를 2020년까지 연 5000명으로 늘린다고 하지만, 고작 서울시 전체 미취업 청년 50만명 중 1%만 얻을 수 있는 수치다. 일자리 수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양적 일자리 정책이 실패라며, 그것도 일자리가 아닌 다른데 예산을 쏟아붓는 건 정책방향이 크게 잘못됐다.
청년수당 하나만 봐도 요즘 같은 취업난에 50만원씩 6개월간 받아봐야 짧은 기간에 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 전체 0.6%에 불과한 3000명에게만 50만원을 준다면 이를 못 받는 99.4%로부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3000명을 어떻게 선발할 것인지 심사기준이 불분명한 것도 큰 문제다. 청년들의 활동계획서로만 꿈과 의지의 크기를 평가하긴 힘들다. 자칫하다간 촌음을 아껴 일하고 취업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은 탈락하고, 아무 일도 안하고 50만원을 받아가는 청년들이 나올 수도 있게 된다.
서울시가 청년들의 네트워크가 끊기고 생계가 걱정된다면 더욱더 '질좋은 일자리' 마련에만 집중하고 고민해야 한다. 취준생에 커뮤니티 공간을 준다고 가서 즐겁게 놀리 만무하고, 생계비라며 50만원을 줘봤자 결국 통장은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