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숨진 사고로 담임교사가 금고형을 선고받은 이후 학교 현장에서 체험학습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시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분회장 789명을 대상으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거 활발히 운영되던 수학여행·수련회 등 숙박형 프로그램이 비숙박형 체험학습이나 교내 활동으로 대체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최근 1년간 운영 방식을 묻는 질문에 '비숙박형만 운영한다'는 응답은 25.9%로 나타났다. '교내 체험활동 중심'이라는 답변은 10.8%, '사실상 중단'은 7.2%였다. 반면 수학여행·수련회 등 숙박형 체험학습을 운영했다는 응답은 53.4%로 집계됐다.
현장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도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89.6%는 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교사 개인이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54.8%는 '불안이 매우 크다'고 응답했다.
충분한 예방교육과 안전지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의 의무 위반을 이유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거나 합의금을 요구받은 사례에 대해선 '거의 없다'는 응답이 65.9%로 가장 많았다. 다만 '주변에서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31.2%로 적지 않았고 '직접 경험했다'는 교사도 0.5% 있었다.
자유응답에서 한 교사는 "예방교육과 안전지도를 충분히 했음에도 사고 책임이 결국 교사 개인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어느 교사도 적극적인 교육활동에 나서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교조는 "교사가 민원 대응과 사고 책임, 과도한 행정업무에 노출돼 정서적으로 소진되는 환경에서는 안정적이고 질 높은 교육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자 현장을 통솔하던 담임교사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 금고 6개월의 유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