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교과서' 오탈자·비문 1379건… 한 쪽에 4.7건꼴

[단독]'국정교과서' 오탈자·비문 1379건… 한 쪽에 4.7건꼴

최민지 기자
2016.12.13 13:16

국립국어원, 교육부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 직전 검수… 일본식 표현 수두룩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구성원들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국정역사교과서 학부모 불복종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국정교과서 즉각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구성원들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국정역사교과서 학부모 불복종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국정교과서 즉각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립국어원이 한국사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하기 직전 지적한 오탈자·비문 건수가 총 1379건에 달했다. 한쪽당 평균 4.7건의 오기(誤記)가 나온 셈이다. 지적사항을 보면 교과서 원본에는 순화하지 않은 일본식 표현이나 독도에 대한 잘못된 상식 등도 쓰인 것으로 보인다.

◇집필진, 틀린 지명·잘못된 사실 쓰고… 16년 전 표현도 그대로 반영

1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송기석 의원(국민의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과서 표기표현 감수결과'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이 지난 달 초 고등 한국사교과서 원고에서 지적한 수정·보완사항은 총 1379건이었다. 구체적으로는 △1단원 120건 △2단원 176건 △3단원 208건 △4단원 226건 △5단원 121건 △6단원 195건 △7단원 393건 등이다. 현재 웹에 공개된 현장검토본이 291쪽임을 감안하면 한쪽당 잘못된 표현이 평균 4.7건씩 발견됐다.

지적사항은 띄어쓰기 오류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일부는 지명이나 상식을 틀리는 실수도 있었다. 예컨대 집필진이 14쪽에 '충청남도 단양 수양개'라고 표기하자 국립국어원은 이것을 '충청북도 단양 수양개'로 수정했다. 집필진이 잘못된 지명을 쓴 것이다.

독도경비대에 관해 잘못된 사실이 기재되기도 했다. 집필진은 288쪽에 "독도 경비대와 해양 경찰이 독도와 우리나라의 해양 주권을 지키고 있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은 "독도 경비대는 경북지방경찰청 소속이며 '해양 경찰'은 현재 없어져서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양경찰청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해경 해체' 선언으로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재편됐다.

일부 오타는 수정 후에도 의미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국립국어원은 21쪽에 기재된 '농경문 청동검'이라는 표현을 '농경 무늬 청동기'로 고치며 "무늬 앞에 농경이 붙어 어색하다"고 첨언했다. 249쪽에 기재된 '폭력적 신전술'이라는 표현은 "'폭력적인 새 전술'이라는 뜻인지, '폭력적 선전술'의 오타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오래 전에 바뀐 표현을 그대로 쓴 경우도 있었다. 국립국어원은 22쪽의 '개석식'이라는 표현을 '뚜껑돌식'으로 고치며 "문화재청 고시 제2000-59호(2000년 12월27일)로 '개석'이 '뚜껑돌'로 순화됐다"고 설명했다. 무려 16년 전에 수정된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하지만 집필진은 현장검토본에 이같은 국립국어원의 권고를 반영하지 않았다.

◇일본식 한자어, 중국어 원음도 사용… "역사전쟁 우려"

근·현대사 부문에서는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눈에 띄었다. 국립국어원은 252쪽의 '불하하였다'라는 표현을 '매각하였다'라는 표현으로 고치며 "'불하'는 일본식 한자어라 순화 대상어"라고 지적했다.

국립국어원은 또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일제 강점하 강제 동원 피해 여성'으로 대체할 것을 강력히 권장했다. 국립국어원은 "교과서 전반에 사용된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에 대해 국회가 결의한 용어는 '일제 강점하 강제 동원 피해 여성'"이라며 "중·고교 국사책 전체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해보기 바란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의 의견은 현장검토본에 반영되지 않았다.

동북공정 대응에 대한 고려 없이 중국어 원음을 교과서에 표기한 경우도 있었다. 국립국어원은 29쪽의 '쑹화강' 표기를 '송화강'으로 고치며 "우리나라 고대사 전개 영역인 만주 일대 지명은 동북공정 대응 차원에서 한국 한자음으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편은 이같은 권고를 묵살하고 교과서에 그대로 쑹화강 표기를 실었다.

송 의원은 "국립국어원의 지적사항을 살펴보면 교과서 집필진의 역사관이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것이 굉장히 많다"며 "학생들이 올바르지 않은 지식을 배우기 전에 교육부는 국정교과서를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