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기간제라서 학생, 학부모 무시 당하는 사례 빈번, 정규직 전환 필요"

세월호 참사 당시 목숨을 잃은 기간제 교사의 공무원연금법상 순직 문제가 대두되면서 기간제 교사 정책을 전면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현장 요구만큼 신규교원을 배정하지 않으면서 기간제 교사 채용은 불가피한 일이 된 반면 처우는 정교사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4일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세월호에 탑승했던 안산 단원고 교사 11명 중 정교사 7명은 모두 순직 인정을 받았다. 공무원연금법상 순직은 재직 중 공무로 사망한 공무원에게 적용하며 순직이 인정되면 순직유족연금, 순직유족보상금 등을 받게된다. 반면 기간제 교사 2명은 공무원이 아니므로 산업재해보상보호법에 따른 보상을 받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현행 법으로는 세월호 탑승 기간제 교사에게만 순직 처리를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순직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이번 사례만을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지거나 다른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간제 교사 김초원·이지혜씨의 유족들은 순직 처리를 해달라며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소송 중이다. 교원·시민단체도 이들을 지원하고 나서면서 논의는 기간제 교사 차별 철폐로 번지고 있다. 특히 교원단체는 이 같은 문제의 근원이 교육부 등 정부의 잘못된 교원 수급 정책과 방치에 있다고 따져물었다.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이지혜 선생님 순직인정 대책위원회'와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숨진 김초원·이지혜 선생님은 담임선생님이었다"며 "각급 학교에 필요한 정원이 있는데 교육부가 그 인원만큼 발령을 내지 않아서 생긴 빈 자리에서,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한 이들 교사들이 차별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교육부, 행정자치부 등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수년간 교육청이 신청하는 소요 정원보다 훨씬 적은 인원을 배치해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국 교육청은 전년도 대비 4000명이 증가한 소요 정원을 신청했으나 교육부,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등의 검토를 거친 후 실제 늘어난 소요 인원은 589명밖에 되지 않는다"며 "학령 인구 감소와 예산 문제로 인해 무작정 교원을 늘릴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모자란 교원은 교육청과 학교장이 기간제 교원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채운다. 최근 채용된 기간제 교원은 2016년 4월 기준으로 총 4만6666명(9.5%)으로 2014년 4만5541명(9.3%)에 비해 소폭 늘었다.
상대적으로 과중해진 업무는 기간제 교사들에게 떠넘겨졌다. 김초원·이지혜 교사처럼 담임을 맡는 기간제 교원도 해마다 늘어났다. 지난해 국회 교육문회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담임교사 중 기간제 교사 비율은 2014년 8.5%에서 2015년 8.6%, 2016년 9.1%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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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원은 업무 부담뿐만 아니라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등 처벌에 관한 법률도 정교사와 함께 적용받는다. 하지만 수당이나 연수 등 처우 면에서는 차별을 받는다. 일례로 일부 교육청은 이직한 기간제 교사에게 학교장이 정근수당을 주지 않도록 유도하는 지침을 두고있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대표는 "기간제 교사는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받지 못하고 1년 이상 경력 교원에게 주는 복지포인트도 정교사보다 적게받는다"고 말했다.
학부모나 학생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가 기간제 교사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3%가 "기간제 교사라는 사실이 학부모, 학생에게 인지된 사실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43%는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부당 대우에는 학생들의 수업방해나 폭언, 학부모들의 우려나 불안감 표현 등이 포함된다"며 "교장, 교감 등 관리자가 채용을 빌미로 정교사가 하기 힘든 공개 수업 등을 떠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교사들은 이 같은 차별이 전격적으로 없어지려면 기간제 교사에 대한 정책이 전면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동안이라도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는 복지나 처우 면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