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불편한 진실-②]담배·요리도 한 몫…미세먼지 노출 '거리<집안'

#. 경기도에서 서울로 매일 출퇴근하는 김민호씨(32).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헤어드라이기를 켰다. 아침을 챙겨 먹기에 토스트와 계란프라이 요리에 나섰다. 그러나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계란이 다 타버려 연기가 자욱하게 났다.
출근을 위해 승용차 시동을 켰다. 진동이 큰 경유차 특성상 5분 정도 공회전을 시키니 조용해졌다. 그의 차는 지난 2014년식으로 배출가스기준 '유로5'를 충족시키는 경유 SUV 차량이다. 환경을 생각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지만 지하철역이 너무 멀고, 버스는 항상 만원이어서 출퇴근시 승용차를 이용한다. 브레이크가 밀려 브레이크 패드를 갈아야 겠다 생각한다. 타이어 트레드도 많이 닳았다.
점심시간엔 동료들과 생선구이와 청국장을 잘하는 식당에 갔다. 식당 안에 들어서니 생선 굽는 연기가 자욱했다. 흡연자인 그는 업무 중 틈틈이 밖에 나가 담배도 피웠다. 저녁엔 회식이 있어 회사 근처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구웠다. 3월이지만 날씨가 쌀쌀해 퇴근 후 집 난방을 최대로 켰다. 지난 주말엔 집 밥이 그리워 오랜만에 된장찌개를 끓이고 갈치를 구웠다. 공기청정기를 돌렸지만 미세먼지 수치는 계속 올라갔다.
국민 모두가 자동차를 몰고, 음식을 조리하고 생활 쓰레기를 태우면서 미세먼지를 만들어 내는 피해자이자 가해자다.
서울대 연구팀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 시민들은 하루 흡입하는 미세먼지의 절반 가량을 외부가 아닌 집 안에서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여름철의 경우 미세먼지의 50%를 집에서 흡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도보나 버스, 지하철 등 이동 중 노출이 12.4%, 사무실 8.2%, 식당 8.1%, 학교 6.8%, 가게 3.7% 등이었다.
겨울철에도 집에서 미세먼지의 43%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나 지하철 등 이동 중에 노출되는 경우가 16.9%, 사무실 13.3%, 학교 7.9%, 식당에서 노출되는 양도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집에서 마시는 미세먼지가 가장 많다는 것은 조리를 하거나 청소를 하는 등 집안 일상생활에서 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이는 우리가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란 지적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미세먼지는 일상 생활 속에서 많이 발생한다. 대표적 예가 운전이다. 연료가 불완전 연소 되면서 발생하는 질소화합물 등은 미세먼지의 주범이다. 마모되는 타이어 및 브레이크 분진 등이 모두 몸에 해로운 미세먼지다.
조리시 식품 재료를 가열하면서 눋거나 타는 과정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특히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대부분 호흡하면서 그냥 마신다. 담배를 피울때 나오는 연기도 미세먼지다. 고기를 굽거나 기름에 튀기는 등의 요리시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평상시보다 10배 이상 짙어진다. 증기 다리미, 토스트기, 청소기, 헤어드라이기 등 전기기기도 미세먼지를 유발한다. 양초를 켰을때 나오는 그을음, 쓰레기 소각시 나오는 연기 등도 모두 미세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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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은 미세먼지 오염의 정확한 진단에서 출발한다"며 "미세먼지 문제에 있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문석 KEI 환경포럼 공동대표도 최근 미세먼지 관련 포럼에서 "미세먼지 문제는 피해자와 가해자 구분이 없다"며 "우리 모두가 피해자이며 가해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세먼지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이를 알릴 수 있는 국민행동요령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발생하는 시기 대부분이 중국에 기인한다. 중국의 공업지대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연중 내내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중국으로 모든 원인을 미루는 것은 미세먼지 해결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강제차량 2부제 및 대중교통 이용 확대, 비산먼지 규제 등 국내 발생 요인을 억제하는 다양한 시도도 동시에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