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성 포항공대 인권자문위원·변호사

(춘천=뉴스1) = ‘공익침해행위’란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소비자의 이익, 공정한 경쟁 및 이에 준하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리고 ‘공익신고’란 공익침해행위를 하는 사람이나 기관?단체?기업 등의 대표자 또는 사용자,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지도?감독?규제 또는 조사 등의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이나 감독기관, 수사기관 등에 그 침해행위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신고?진정?제보?고소?고발하거나 수사의 단서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2011년 9월 30일부터 시행됐다.
공익신고자가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보호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다.
두터운 공익신고자 보호를 위해서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변호사를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공익신고자의 신상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대리신고 제도를 마련해 뒀다는 그 자체야말로, 공익신고를 한다는 것이 그 신고자 본인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필자가 관여해 온 사건들을 돌이켜 보건대, 법에서 정하는 공익신고는 아니지만 공익적 목적의 언론제보(언론사에 제보를 하는 것만으로는 현행법상의 공익신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를 했다는 이유에서, 또는 그러한 언론제보를 했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의심에서 특정한 개인에게 모종의 해코지나 괴롭힘을 가하는 일들이 우리 주변 멀지 않은 곳에서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업무상의 동료, 선?후임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도대체 누가 신고를 했는지 밝혀내고야 말겠다!’라고 하며 공포스러운 상황과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이러한 경우에 법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를 필자에게 질의한 공익신고자의 상담요청 사례도 있었다.
그 하나하나가 전부, 가슴이 먹먹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야기들이다.
우선,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공익신고자의 경우를 살펴보자.
법은 파면, 해임, 해고, 징계 등 부당한 불이익조치나 인사조치를 엄금한다. 공익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해서는 아니 되며, 직무에 대한 부당한 감사나 조사도 당연히 금지된다.
공익신고자를 주의 대상자 명단에 올린다거나 그 명단을 공개하는 행위, 집단 따돌림, 폭행이나 폭언, 그 밖에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행위 또한 위법?부당한 것으로서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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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신고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려고 하거나 공익신고 등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 또는 공익신고 등의 취소를 강요한 경우에는 불이익조치를 받은 것으로 추정하는 명문의 규정도 법에는 이미 마련돼 있다.
파면?해임 등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불이익조치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그 이외의 불이익조치를 하는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집단 따돌림이나 폭행, 폭언 등을 한 행위자가 위 형사처벌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형사책임과는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책임도 당연히 발생한다.
우리 법은 아직까지는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일반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공익신고를 이유로 하여 불이익조치를 한 경우에 공익신고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그 3배 이하의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입법자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규정이다.
이쯤에서 이런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법에서 열거하고 있는 몇몇 종류의 공익신고 이외에 언론사에 공익적 제보를 한 것은 법에 따른 공익신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면, 공익적 목적에서 언론제보를 했다는 이유로 해코지를 당하고 있는 누군가는 법의 보호를 받을 도리가 없는 건가요?’
아니다. 그렇지는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근로기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아 이를 엄금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 능력이나 성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훈련?승진?보상?일상적 대우 등에서 차별하는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부서이동이나 퇴사 등을 강요하는 행위, 폭행 등 폭력의 행사, 집단적인 따돌림, 모욕적이거나 위협적인 말을 하여 업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등은 모두 ‘직장 내 괴롭힘’의 세부유형들이다.
법에 따른 ‘공익신고’ 그 자체는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공익적 목적에서 행한 것임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는 언론제보 행위가 있었다거나, 또는 그 제보를 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이유에서 직장 내의 업무 상급자나 주변 동료들이 모종의 부당한 해코지 행위를 하고 있다면, 이는 대개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서 또는 그에 준하는 부당한 괴롭힘 행위로서 규제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언론사에 제보한 자를 끝까지 색출해내겠다고 하면서 위협적인 언사를 남발하고 있다면 이를 위법한 괴롭힘 행위로 구성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못 본 체하고 조용히 넘어가면 내 일신이 그만큼 편해진다’라는 무사안일한 태도보다 불의 앞에서 눈 감지 아니하고 용기 있게 부조리를 지적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비할 바 없이 소중하다는 데 반론의 여지가 있을 리는 없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공익신고자 또는 공익적 제보자를 보호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는 법 규정들이 우리에게는 마련돼 있다.
공익신고 또는 공익적 제보가 있을 때 그 목소리를 함부로 흘려듣지 않으려는, 그리고 그 용기에 함께 연대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와 노력,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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