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절망과 고통을 넘어 삶의 희망을 주는 마중물

[기고]절망과 고통을 넘어 삶의 희망을 주는 마중물

뉴스1 제공
2021.06.22 10:10

조현문 하동소방서 서장

조현문 서장. © 뉴스1
조현문 서장. © 뉴스1

(하동=뉴스1) =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의 망각곡선(학습된 내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는 정도)에 따르면 받아들인 정보는 10분 뒤부터 사라지기 시작한다. 하루 뒤에는 70%, 한 달 뒤에는 80%가 사라진다. 하지만 슬프고 아픈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너무 오랫동안 기억되어 그 자체로 고통스러운 일이 된다.

상처는 몸을 다쳐 부상을 당하고 피해를 입은 흔적이다. 고통은 몸과 마음의 괴로움과 아픔이다. 아픔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괴로운 느낌이다. 절망은 바라볼 것이 없어 모든 희망을 끊어버린 상태이다. 희망은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극복은 악조건이나 고생·고통을 이겨내는 것이다.

살아오면서 뜻하지 않게 불이라는 외부환경에 의해 신체에 상처를 입었지만 고통과 절망을 넘어 아픔을 극복하고 이겨낸 분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코로나19의 어려움을 넘어 희망의 마중물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씨는 2000년 7월 대학 4학년 재학 중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다가 음주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 중화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어렵고 힘든 재활 과정을 담은 에세이 ‘지선아 사랑해’를 출간했고, 미국 UCLA 사회복지학 박사를 취득해 2017년 한동대학교 교수로 임용됐다. 그는 "주변의 응원으로 포기하지 않고 걸었더니 제 삶의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최려나씨는 11살 때 집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전신 90%에 3도 화상을 입었고 40여 차례의 큰 수술을 거쳤다. 조선족으로 중국에 살고 있던 최씨는 2004년 한국에 들어와 전신 화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고난을 통해 더욱 강해진 것 같다. 아파본 사람만이 마음을 위해 줄 수 있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영국 특수부대에 근무했던 제이미 헐은 불이 붙어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렸으나 골절상과 장기 파열, 전신 63%에 3도 화상을 입었다. 그는 회고록 '라이프 온 어 스레드(Life On A Thread)'를 출간했다. 비행기 사고는 얼굴과 몸에 화상 자국을 남겼지만 그의 인생까지 빼앗지는 못했다. 그는 “사고 후 내가 가진 희망은 씨앗처럼 작았지만 그 씨앗은 조금씩 자라나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게 해줬다”고 말해 삶에 대한 희망을 불어 넣어 주었다.

마중물은 펌프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식수로 사용하던 때 밑바닥 샘물을 마중 나가서 데려오는 물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물의 양은 단지 한 바가지 정도이지만 땅속 깊은 곳에 있는 샘물을 끌어올리는 힘을 가졌다.

오늘 필자는 화상으로 인한 고통과 아픔을 굳건한 의지로 이겨내 상처를 치유로 절망을 희망으로 변화시킨 분들을 소개했다. 이분들의 사례가 화상환자에 대한 관심과 인식 전환의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 그리고 소방청이 2024년 개원을 목표로 충북혁신도시 내에 건립하고 있는 국립소방병원이 소방관들의 치료와 심리검사, 트라우마 극복 등을 전담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화상 전문병원으로서 국민에 대한 서비스 제공에도 그 역할을 다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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