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7만건, 한달에 5000건, 하루에 평균적으로 120~150건을 상담하는데요. 최근에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주의' 이상 단계가 약 절반, 긴급이 10%로 위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교육부 위탁으로 상담문자·카톡 서비스 '다 들어줄 개'를 운영하는 전영숙 청소년모바일상담센터 팀장은 9일 이렇게 말했다.
'다 들어줄 개'는 청소년들이 1661-5004로 문자를 보내거나 카카오톡에서 검색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상담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새학기 학교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일반'부터, 갈등 상태가 있지만 심각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주의', 자해 시도 충동을 간헐적으로 느끼는 '유보', 현재 자해를 시도 하고 있다는 '긴급'까지 다양한 내용의 상담이 매일 쏟아진다. 학생들이 감정이 올라올 때 누군가에게 호소할 수 있는 창구인 셈이다.
많은 학교에 상담교실인 '위(Wee)클래스'가 설치돼 있지만 청소년기에는 본인이 상담 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기고 싶어 위클래스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전 팀장은 "'다 들어줄 개'는 24시간 운영되지만 학원 등 하루 일과가 끝난 오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가장 많이 이용한다"며 "갑자기 밀려오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어딘가 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말을 걸면 교육학, 심리학 등을 전공한 상담직원과 자원봉사자 약 90명이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상담은 익명으로 진행되며 아이들과 협의해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고민은 학업과 부모와의 갈등이다. 부모와의 갈등에는 학업의 압박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 전 팀장은 "이전에는 입시철에 집중적으로 상담이 몰렸다면 최근에는 본인이 선택한 진로가 맞는지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예전에는 입학, 진로, 취업이 (어렵지 않게) 됐는데 이제는 상황이 불확실하다보니 불안감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상담건수는 예년과 비슷하지만, 지난해부터 '주의' 이상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전 팀장은 "긴급이 한달에 수십건일 때도 있다"며 "긴급 상황이 되면 주변에 무엇이 보는 지를 물어 최대한 위치와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112나 119에 신고한다"고 말했다. 신고 후에도 응급처치는 했는지, 약물 복용시 어느정도 용량인지 등을 끊임없이 물어 상태를 살핀다. 신고 후에는 한달 정도 '힘들면 다시 상담하러 오라'는 메세지를 3차에 걸쳐 보낸다.
전 팀장은 "아이돌과 학생들의 극단적인 선택, 이태원 사태 등 사건에 아이들이 영향을 받기도 하고, 온라인 상에서는 네트워크가 넓어졌지만 막상 가족, 친구와의 관계에서 고립되다보니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었다"며 "'다 들어줄 개'는 학생들의 정신적인 응급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힘듦을 알리기 힘들어할 경우 학생의 의사를 물어 상담사가 대신 연락을 취해주거나, 지역의 상담서비스를 연계해주기도 한다.
그는 "아직도 정신상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부모님이 학생이 진료받길 꺼리거나, 생계 등을 이유로 아이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가정과 학교에서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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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