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장기결석을 단순한 출석 관리 문제가 아닌 학업중단 위기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후약방문'식 관리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영국과 미국 등 해외 주요국들은 조기에 예방적 개입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서울교육 이슈페이퍼에 실린 '결석: 관리 정책에서 학습권 보장 정책으로의 전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월 실시한 장기미인정결석 학생 전수조사 대상 6871명 중 아동학대 범죄 정황이 발견된 20건이 수사에 들어갔다. 장기 미인정결석은 연간 수업일수의 3분의 1이상을 정당한 사유 없이 결석한 경우를 말한다. 결석이 더 이상 개인 문제를 넘어 국가가 관리해야 할 교육 위기 신호로 부상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행 제도는 여전히 '학교 복귀'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체험학습이나 가족 사유로 학교장의 승인을 받으면 행정적으로 출석으로 인정하고 있어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장기 결석을 합법적으로 유지하는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또 학업중단 숙려제 역시 자퇴 의사를 밝히거나 장기결석 징후가 있는 학생에게 일정 기간 상담과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형식적인 절차로 흐르거나 학생들에게 압박적 경험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도 마련돼 있지만 여전히 제도권 복귀를 전제로 하고 있어 다양한 학습 경로 보장은 미흡하다.
해외 주요국은 다른 접근 방법을 취한다. 영국·미국·프랑스는 결석을 학습권 침해로 간주하고 강력한 관리·통제 체계를 운영한다. 영국은 무단결석이 반복되면 출석계약, 다기관 협의체, 법적 제재가 단계적으로 작동한다. 또 모든 학교는 출석 총괄책임자 제도를 도입, 출석 관리를 학교 차원의 공식적 책무로 자리 잡도록 했다. 미국은 조기경보시스템과 법적 제재를 병행한다. 프랑스는 15일 이상 연속 결석 시 부모에게 벌금이나 형사처벌을 부과한다.
핀란드·스웨덴·캐나다는 결석을 정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위험 신호로 보고 상담, 복지 등과 연계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스웨덴은 모든 학교의 출석 데이터를 교육청과 사회서비스 기관에 공유하도록 의무화했고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었다. 장기결석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일본은 2023년부터 프리스쿨, 온라인 학습, 교내 적응교실을 공식 출석으로 인정하면서 제도 밖 이탈을 최소화 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장기결석 대응도 사후 관리가 아닌 예방적 차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의 결론이다. 김유리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장기결석 대응은 무엇보다 예방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체험학습, 대안교육, 온라인학습을 단순 출석 인정 차원이 아니라 제도적 학습권 보장의 통로로 격상시키고 성과 지표는 출석률과 복귀율 같은 양적 지표에 머물지 않고 학업 회복·정서 안정·관계 회복 같은 질적 지표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