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장은 민간 자율...국가장은 대통령 결정·국비 지원

27일부터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장례가 '기관·사회장' 형식으로 치러진다. 유족의 뜻과 고인의 공적을 반영한 결정이지만, 이번 장례가 '국가장'이 아닌 '사회장'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두 장례 형식의 차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사회장은 법률로 정해진 장례 방식이 아니다. 고인의 사회적 공적이나 상징성을 고려해 유족, 정당, 시민사회단체 등이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장례 비용은 국고에서 지원되지 않고, 주관도 정부가 아닌 민간 또는 단체에서 맡는다. 정부는 요청이 있을 경우 실무 협조에 나서는 정도다.
이 전 총리의 장례위원회는 범정부·범시민사회 차원으로 구성됐다. 상임 장례위원장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맡고, 시민사회 및 정당 공동상임장례위원장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맡는다. 공동 장례위원장으로 각 정당 대표와 각계 사회 원로가 참여한다.
상임 집행위원장은 조정식 대통령 정무특보가, 공동 집행위원장은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윤호중 행안부 장관, 방용승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맡는다.
당초 이 전 총리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검토하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원칙적으로 국무총리는 국가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장법은 △전·현직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을 국가장 대상자로 명시하고 있다. 이 중 마지막 항목에 따라 국무총리도 예외적으로 포함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까지 국무총리가 국가장으로 치러진 사례는 없다.
사회장 형식의 대표 사례로는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2011년), 고 이희호 여사(2019년) 등이 있다. 두 고인 모두 생전 민주화·인권 분야에서 큰 공적을 남긴 인물로, 시민사회와 정당이 중심이 된 장례위원회가 사회장 형식으로 장례를 주관했다.

반면 국가장은 국가장법에 따라 대통령이 결정하는 법정 장례다. 행안부 장관의 제청,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며, 장례 절차는 행안부가 주관하고 비용은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다만 조문객 식사 등은 예산에서 제외된다.
국가장 사례로는 김영삼 전 대통령(2015년), 노태우 전 대통령(2021년) 등이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국장' 체계가 '국가장'으로 전환(2011년)된 이후 첫 국가장 대상자였다. 당시 서울현충원에 안장됐고, 전국에 조기가 게양되는 등 국민적 추모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처럼 국가장은 법적 근거, 예산 지원, 정부 주관 등에서 사회장과 명확히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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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리는 국무총리, 7선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을 역임한 정치 원로다. 유족의 뜻에 따라 사회장으로 장례를 진행하기로 했고, 대신 고인의 마지막 직책인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을 반영해 '기관장' 형식이 더해졌다. 이에 따라 장례 실무는 행안부와 민주평통 사무처가 공동으로 지원한다.
'기관장'은 고인이 생전 몸담았던 헌법기관이나 국가기관이 주관하거나 공동 참여하는 장례 형식으로 법률상 정의가 명확하진 않지만, 고인의 지위와 기관의 상징성을 고려해 예우 차원에서 병행되는 경우다.
앞서 행안부는 "국가장은 주관하지만 사회장은 아니다"라면서도 "민주평통 등에서 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번 장례 역시 유족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사회장 형식을 유지하되, 정부 차원의 예우를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