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필요해요" 호소한 청소년들…4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문제

"상담 필요해요" 호소한 청소년들…4명 중 1명은 '정신건강' 문제

황예림 기자
2026.02.24 17:10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이용자 현황/그래픽=이지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이용자 현황/그래픽=이지혜

정신건강 위기에 놓인 청소년이 빠르게 늘고 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센터)를 찾은 청소년의 약 4명 중 1명은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성평등가족부 의뢰로 지난해 12월 발간한 '청소년 정신건강 지원 전달체계 고도화 연구'에 따르면 2024년 센터를 이용한 인원은 총 13만9427명으로 집계됐다.

센터는 위기 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해 상담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소년안전망 운영기관이다. 성평등가족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예산을 부담하며, 전국 17개 시·도 광역센터와 223개 시·군·구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센터를 찾은 청소년 가운데 상당수는 정서적·심리적 문제를 호소했다. 전체 방문자의 23.9%인 3만3280명이 정신건강 영역으로 분류됐다. 대인관계(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으로, 학업·진로 고민(7.3%)을 이유로 방문한 경우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정신건강 문제의 세부 유형을 보면 우울과 불안·강박 증상이 두드러졌다. 우울을 겪는 청소년이 1만938명(32.9%)으로 가장 많았고 불안·강박은 8376명(25.2%)이었다. 특히 정신건강 문제로 분류된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자살 또는 비자살적 자해와 관련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자살 관련 상담은 2106명, 자해는 2208명으로 두 항목을 합하면 13%에 달했다.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리는 청소년은 해마다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 7년간 센터의 전체 이용자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고위험군 지원은 외려 늘어서다. 센터에서 자살·자해 관련 지원을 받은 청소년은 2017년 2168명에서 2024년 6991명으로 약 1.7배 늘었다.

연보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책임연구원) 등 연구진은 학업 부담을 비롯해 또래·가족 관계, 과의존·중독, 학교 중단, 폭력 피해 및 가해, 빈곤 등 복합적 요인이 청소년 정신건강과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상담 현황에서 '정신건강'으로 직접 분류되지 않은 사례라도 실제로는 고위기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도 고위기 청소년이 급증하는 상황을 체감하고 있다. 신의진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벼운 우울증 수준이 아니라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문제에 봉착한 아이들이 지금도 폐쇄병동에 포진해 있다"며 "정신건강 문제에 시달리는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해서 개입할 수 있도록 당사자인 청소년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심리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내 고위기 청소년을 전담하는 '집중심리클리닉' 인력을 기존 105명에서 올해 124명으로 19명 늘렸다. 또 청소년 자살 원인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과 협력해 그간 성인을 대상으로만 실시해 온 '심리부검'을 내년부터 청소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센터의 고위험군 전담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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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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