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손목닥터9988', 일 8000보 걸으면 100P 제공
분노·불안·우울·마음챙김 명상 등 마음건강 정보도
이용자 270만명 돌파…체중감량·우울증 효과 사례도 다수

# 서울 마포구에 사는 20대 남성 유모씨는 3년을 방 안에서만 지냈다. '실패했다'는 좌절감에 방 안에 틀어박히자 20대 중반에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생활 습관 개선 없이는 약물 치료도 의미가 없다"고 경고했다. 당장 바깥을 나갈 용기가 없었던 유 씨는 방안에서 '손목닥터9988'에 가입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방안에서 800보 걷기 시작해 이제는 외출도 하며 매일 8000보를 걷는다.
서울시의 시민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손목닥터9988 이용자들이 걷기 습관을 만들면서 정신 건강 개선에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한 걷기가 스트레스 완화와 우울감 감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27일 시에 따르면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한 손목닥터9988 앱의 누적 이용자는 270만명을 넘어섰다. 이용자 정보가 쌓이면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는데, 손목닥터9988에 가입해 걷는 시간이 늘면서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8000보 이상 꾸준히 걷는 시민의 정신건강 개선율이 저활동군 보다 8.4%p(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손목닥터9988은 포인트를 지급해 걷기를 유도한다. 하루 8000보 이상(70세 이상 5000보) 걸으면 100P(포인트)를 제공하고 주말 중 하루를 포함해 주 5회 8000보(70세 이상 5000보)를 달성하면 추가로 500P를 지급한다. 1000P 이상 모으면 서울페이로 전환해 가맹점(약국, 편의점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포인트를 적립해 눈에 보이는 보상으로 참여를 유도하면서 걷기 습관을 형성하는 구조다.
초고도비만에 우울증까지 겹치면서 가족과 대화도 끊겼던 유 씨도 걷기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포인트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사면서 외부활동도 늘었나 고립·은둔 청년에서 벗어났다. 그는 "방에서 나와 취업이라는 다음 결승선을 향해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언젠가 내가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때쯤 내 이름으로 된 명함도 손에 쥐고 싶다"고 했다.
동작구에 사는 20대 여성 최모씨는 손목닥터9988을 활용해 30㎏을 감량했다. 입시 스트레스로 100kg에 육박하던 초고도비만이었던 그는 60kg 표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손목닥터9988 앱 하단의 '오늘의 건강 기록'을 활용해 매일 아침 컨디션과 몸무게를 입력했다. 그는 습관 변화로 신체뿐 아니라 마음 건강까지 회복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 씨는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마음 건강을 객관적으로 측정해보고, 자가검진 상태에 따라 여러 대응법까지 알 수 있어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서울시는 손목닥터9988 앱을 통한 마음 건강검진과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 '블루터치' 정신 건강검진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15분 안팎으로 간편하게 자신의 마음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검진 항목은 총 10종으로 결과 요약과 권고사항도 앱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 우울·불안·자살행동 위험 신호가 나타나면 보건소와 연결해 상담받을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배종은 서울시 스마트건강과장은 "시민들이 손목닥터9988을 중심으로 걷기뿐 아니라 체력 측정, 식생활 개선, 마음 회복 등 건강한 일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