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문제를 몇 분 만에 풀어 1등급을 받는 시대, 학교는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이광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국민참여위원장은 교복을 입은 학생 34명과 학부모가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질문했다. AI가 교육의 전제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중장기 교육 정책을 세우는 국교위가 해법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AI 특별위원회'를 출범한 데 이어 토론회를 통해 교육 당사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를 가졌다.
국교위는 1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AI시대, 우리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AI가 학교 교육과 인간의 사고 방식, 미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생, 학부모, 교육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발제에서 AI의 급속한 발전이 기존 교육의 전제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는 인간만이 언어와 지능을 가진 존재라고 배웠지만 이제는 AI가 언어와 지능을 갖고 있다"며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 무엇인지 새롭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에는 학교 교육과 직업을 연결하던 기존 경로도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위원장은 "미국은 전통적으로 경제가 좋아지면 S&P 500이 오르고 일자리가 많아지는 흐름을 보였다"며 "그러나 챗GPT 등장 이후 미국에선 미숙련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는 학교 교육을 통해 직업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약화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AI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인간의 인지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위원장은 "AI 사용자는 뇌의 활성 연결이 현저히 줄어들고 결과물에 대한 기억력도 떨어진다"며 "인간이 자신의 사고를 AI 알고리즘에 의존할수록 자율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 역량은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국교위가 AI 시대 교육 체제 전환을 주요 과제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교위는 지난해 11월 'AI시대 교육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AI 고도화에 대응해 국민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고 학생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는 등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교위는 이날 토론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올해 10월 2028~2037년 적용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계획은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3월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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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인 국교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AI는 교육의 전통적 역할과 운영 방식의 해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인간의 자율적 판단과 비판적 사고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AI가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윤리적 도전 과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교육이 답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