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이 부쩍 바빠졌다. 6월 중순에 접어들며 각 정파와 대선주자, 정치권 주변의 시민사회세력이 제각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통합' 추진을 위해서다. "시간이 없다"는 공통의 위기감이 가장 큰 동력이다.
가장 분주한 곳은 열린우리당 진영이다. 지난 8일엔 초재선 의원 16명이 탈당했다. 제3지대에서 대통합추진체를 만들고 오픈프라이머리도 준비할 계획이다.
제3, 제4의 집단탈당이 예고된 가운데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측은 탈당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이 흐름에 언제 동참할 지도 관심이다. 이 와중에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는 또 다시 무산됐다.

◇鄭·金 탈당 할까말까, 孫 합류 할까말까= 각각 '우리당 1, 2대 주주'라는 김근태 정동영 두 전직 의장은 탈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이들의 탈당은 두 사람을 각각 따르는 의원 수십명의 동반탈당이란 '빅뱅'을 불러온다.
문제는 '명분'과 '시기'다. 탈당한 의원들 사이에선 우리당 색채가 강한 예비주자들이 일단 2선에 물러나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섣불리 탈당했다가 통합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면 이른바 '시베리아 생활'이 길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마냥 탈당을 미룰 수도 없다. 이들은 "열린우리당 틀로는 안된다"는 데 공감한 상태. 이 때문에 6월을 넘기지 않고 '결단'할 거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손 전 지사측은 일단 17일 선진평화연대의 출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을 뛰쳐나온 중요한 이유가 '세(勢) 부족'인 만큼, 독자세력 구축은 절실한 과제다.
반면 '조기 합류설'도 꾸준히 나온다. 최근 손 전 지사는 범여권 의원 수십명과 잇따라 만나고 있다. '16인 탈당파'에 김부겸 의원 등 손 전 지사에 우호적인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조기 합류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관건은 선진평화연대의 '정체'다. 정당 수준까지 간다면 손 전 지사의 대통합 참여 시기는 더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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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대통합vs'돌덩이'소통합= 대통합과 소통합의 기세 싸움이 여전하다.
'대통합 탈당파'는 눈덩이 굴리듯 몸집을 키우고 있다. 크게 3부류다.
우선 8일 탈당한 16명이다. 이미 탈당했으나 중도개혁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은 '백의종군파'(이강래 전병헌 노웅래 등 6명),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민생정치모임'도 있다. 이들은 9~10일 연쇄 워크숍을 갖고 이후 진로를 모색했다.
10일 워크숍에 참석한 의원들은 "민주당과 통합신당도 대통합 대열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대철·문학진 그룹과 홍재형 최고위원 등 충청권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DY) 김근태(GT) 전 의장 계열과 문희상 전 의장 등 중진그룹이 가세하면 제3지대 대통합신당 추진엔 더욱 힘이 실린다.
우리당 탈당파가 '눈덩이'라면 이른바 소통합 세력인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은 '돌덩이'다. 자신들이야말로 대통합의 구심점이란 주장이 강하다. 우리당 탈당파의 움직임을 '평가절하'하려는 분위기도 있다.
양당은 15일 오전 통합수임기구 간 합동회의를 거쳐 이날 오후 중앙선관위에 합당을 정식 신고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은 변수는= 정치권 외곽의 움직임도 있다. 최열 미래구상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진영은 11일 신당 창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대통합 탈당파'는 이들과의 결합을 기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선 정세균 의장 등 지도부의 거취가 주목된다. 일단 자리는 유지한 뒤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통합 성과가 없다는 이유로 지금 물러나면 가뜩이나 탈당 행렬을 감당하기 어려운 당이 와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당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 여부, 동교동계가 대통합과 소통합 사이에 다리를 놓을 지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