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회동… 싸운 일 없다?

李·朴 회동… 싸운 일 없다?

오상헌 기자
2007.06.26 00:35

당 지도부·대선주자 긴급 간담회… '빅2' 면피·의례적 '화합' 다짐만

"'후보간'에 싸운 일이 없는데 화해하고 그런 제스츄어를 할 필요가 없다(이명박 전 서울시장)".

"위험수위나 앙금이 쌓였다고 하는 기사를 보면 제가 이해가 안 된다(박근혜 전 대표)"

25일 저녁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상생 경선'을 위한 당 지도부, 대선주자간 긴급 간담회. 최근 벌어지는 양자간 '검증 공방' 등의 '사생결단'식 난타전과 관련해 '빅2'는 다소 의아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와의 사이에서) 화해의 대화나 유감 표명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제 싸웠느냐'는 듯 질문 자체가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 역시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 엄청난 싸움이 벌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과장"이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했다.

이날 간담회는 예의 의례적 수준의 '덕담'이 오갔던 이전의 대선주자간 만남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모습이었다. 당의 '단합'이라는 형식적 공감대는 이뤄졌지만 갈등의 일시적 '봉합'을 위한 만남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할 만큼의 실질적 대화와 논의는 없었다.

'빅2'간 공방이 위험 수위에 다다를 즈음이면 당 지도부가 으례 마련했던 '대국민 홍보용' 만남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간담회는 경선을 앞두고 벌써 수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당의 '이전투구'와 '분열상'을 극복하기 위해 강재섭 대표가 주재해 마련됐다. '공멸'할 수 있다는 사안의 엄중함을 반영하듯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는 '빅2'를 비롯, 대권 주자 5인과 당 지도부, 경선 관련 기구의 위원장들이 모두 모였다.

당 지도부와 경선 기구 위원장들은 충정어린 '조언'과 함께 '빅2'에 '경고'를 쏟아냈다. 대권 예비주자들 역시 이에 화답해 나름의 '자기 반성'을 내놓기도 했다.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각 후보 캠프의 참모가 자제하지 않는다면 당으로서는 중한 처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빅2' 진영 소속 의원들이 도를 넘는 비방전을 펴는 데 대한 경고의 메시지다.

같은 맥락에서 "당내 검증위를 폄훼하고 '검증청문회는 생쇼를 하는 것이다'는 발언을 한 것은 명백한 해당행위고 명예훼손이다(인명진 윤리위원장)", "후보측에서 마치 (검증위가) 누구 편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중립적으로 하니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안강민 검증위원장)"는 얘기도 나왔다.

이 전 시장은 "우리의 적은 밖에 있다"는 말로 단합을 강조했다. "범여권 세력이 우리를 둘러싼 여러가지 음해를 하고 있는데 이런 때일수록 경쟁하면서도 화합해야 한다"며 "후보 생각보다 종종 (갈등이) 과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후보가 냉정하게 나가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측과의 '공방'이 후보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참모들간 대립에서 빚어졌다는 의미.

박 전 대표도 "개인적으로 그런 것(이 전 시장과의 갈등)이 없다"고 했다. "국민들도 걱정하고 언론도 재미나게 쓰려고 하면서 오해가 생긴다"며 '빅2'간 갈등이 흥미 본위의 언론 보도로 인해 얼마간 부풀려 졌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빅2'가 끝끝내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모습. "후보 본인은 '정책' 모드, 참모들은 '검증' 모드의 투트렉 전략"이라는 '빅2' 진영 관계자들의 전언을 실감케 하는 회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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