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경선후보가 멋쩍게 됐다.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반기'를 든 탓이다.
김씨는 11일 박근혜 후보 캠프 인사들을 상대로 한 검찰 고소 고발건을 취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오전 이 후보 캠프간 격론끝에 고소 취하 권유를 했음에도 '강경론'을 굽히지 않은 셈이다.
이 후보 캠프로서는 당혹, 그 자체다. 이 후보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캠프 분위기가 안 좋다"고 전했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 (고소) 취하 권유를 결정하고 요청하면 따를 줄 알았는데…"라고도 했다.
"캠프가 권유하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던 만큼 김 씨쪽보다 캠프 내부 강경파를 설득하는 데 주력했다는 얘기다.
이 후보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광주를 방문중인 이 후보는 김 씨의 소 취하 불가 입장을 전해 들은 뒤 "정말이냐"고 반문하며 당황스러워 했다.
김씨의 반발 이유로는 억울함과 함께 기업 기반까지 흔들린다는 경제적 문제가 꼽힌다. 이 후보는 "정치권에서 기업하는 사람 열심히 하게 놔둬야지 자꾸 억울하게 만드니까…"라고 했다. 장 대변인 역시 "김씨는 이번에 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취소해도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리라는 보장도 없고…"라고 전했다.
결국 골치 아픈 것은 이 후보와 이 후보 캠프. 캠프 관계자는 "우리 입장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소 취하를 요구하는 당의 입장과 소 취하를 거부하고 있는 김씨 입장간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이 후보는 여기에 캠프 분위기까지 고려해야 한다. 캠프가 김씨의 사정을 안 들어보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갖고 있다. "일단 (서울로) 올라가서 캠프 사람들 만나서 얘기해 보고…"라며 즉답을 피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렇다고 이 후보가 직접 나서는 모양새도 좋지 않다. 이 후보와 김 씨가 연결되는 것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 장 대변인은 "이 후보가 나설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이 모든 흐름이 이 후보 캠프와 김 씨 사이의 '각본'이란 관측도 나온다. 캠프의 고소 취소 거부를 김 씨가 고민없이 수용하는 상황도 부담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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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는 그간 차명재산 의혹 등 이 후보와 김씨의 재산 연계 의혹에 대해 줄곧 부인해 왔는데 이 후보의 취소 '권고', 김씨의 '수용'이라는 수순이 둘 사이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고소 취소 '불가'로 압박에 나선 박 후보측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피고소된 박 후보측이 이 후보의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검찰 수사를 기꺼이 받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이 후보측이 서둘러 검찰 수사를 회피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또다른 비판의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