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감 좀 제대로 합시다"

[기자수첩]"국감 좀 제대로 합시다"

오상헌 기자
2007.10.18 13:24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은 국감을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상은 국정과 관련 있는 정부 국가기관, 지자체 중 특별시·광역시도, 정부투자기관 등으로 돼 있다.

그렇다면 전직 통일부장관인 여당의 대통령 후보는 국정감사의 대상일까. 서울시장을 지낸 야당의 대선 후보는?

정부기관 수장과 지자체 단체장을 지냈으니 국감 대상이 될 법하다. '국정'을 논하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국감 대상이다"가 모법답안에 가깝다.

단, 단서가 붙는다. 통일부장관과 서울시장 재임 시절의 '국정행위'와 관련된 사안에 한정된다. '국정'과 무관했던 자연인 신분에서의 행위는 국감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17대 마지막 국회가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있다. 대선 승리에 매몰된 여야간 정쟁 탓이다. 단초를 제공한 것은 법률적 해석을 넘어서는 여야의 국감 증인 신청이다.

신당에서는 BBK 실소유 의혹의 진상을 규명한다며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후보의 도곡동땅 의혹에 연루된 친인척도 포함됐다. BBK 사건은 이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도곡동땅 매매도 한 가지다. 자연인 신분이었으므로 국감 대상으로 삼기엔 무리가 있다.

증인 채택 무효화를 주장하는 한나라당도 다르지 않다. 이명박 후보 의혹이 국감 대상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아전인수'격 주장을 펴기는 마찬가지다. 정무위에서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정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한 관련자 증인 신청으로 맞불을 놨다.

"통일부장관을 지냈고 전 열린우리당 의장으로 공인 신분이었으니 국감 대상이 된다"(한 초선의원)는 논리를 폈다. 이 후보 검증 국감 시도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발 논리를 감안하면 '언어도단'이다.

대선 승리도 좋지만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의원들이 법률 해석을 넘어서는 '초법적' 억지 논리를 들이대면 곤란하다. 다시 법전을 펴보자. 국감은 '대선후보'가 아닌 '국정'을 다루는 장(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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