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 만나면 정치하지 말라고 얘기" 거짓말과 돈의 수렁, 이전투구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터넷을 통해 '정치인을 위한 변명'을 전했다. 무언가를 이루고자 정치에 뛰어들지만 결국 보잘 것 없는 결과에 머무르고 마는 정치인들의 굴레를 얘기한 것. 또 이런 현실에 대해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며 우리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4일 밤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정치하지 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정치를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며 "정치는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해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열심히 싸우고, 허물고, 쌓아올리면서 긴 세월을 달려왔지만 그 흔적은 희미하고,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은 실패의 기록 뿐"이라며 자조 섞인 심경을 전했다.
이어 "정치인은 거짓말, 정치자금, 사생활 검증, 이전투구 등의 수렁을 지나가야 한다"며 "많은 정치인들이 이 수렁에 빠져 정치생명을 마감하거나 살아남은 사람도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또 "무사히 걸어 나온 이들도 사람들의 비난, 법적인 위험, 양심의 부담 등을 안고 살아야 한다"며 "많은 정치인들은 말년이 가난하고 외롭다"고 토로했다.
특히 정치인들이 사생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며 "연극을 보러 가는 일도, 골프를 치는 일도 세상 분위기와 언론의 눈치를 살펴야"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 "밥 먹는 자리에서 농담도 함부로 하면 사고가 나거나 실수가 아니라도 실수가 된다"며 자신의 경험에 빗댄 듯한 얘기도 했다.
또 "민주주의의 정치구조는 본래 싸우는 것이지만 싸움판에서 싸우는 정치인들은 스스로 각박해지고 국민들로부터 항상 욕을 먹는 불행한 처지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전투구에 빠질 수밖에 없는 정치인의 처지를 설명했다.
이어 "손을 벌려 귀찮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정치를 하는 동안 옛날 친구들과는 점점 멀어졌다"는 자신의 사정을 전하며 "결국 정치인은 돈도 친구도 없는 노후를 보낼 가능성이 어느 직업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글 말미에서 "90년 3당 합당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를 하자고 권유를 하고 다녔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정치인을 위한 변명을 글로 써보고 싶었다"며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치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먼저 달라져야 하겠지만 정치인의 처지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 중요하다"며 "주인이 알아주지 않는 머슴들은 결코 훌륭한 일꾼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