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왜 노동·복지부부터 업무보고 받았나

MB, 왜 노동·복지부부터 업무보고 받았나

송기용 기자
2009.12.14 17:55

새해도 '서민 올인' 가속화하겠다는 의지 드러내

"기다려 달라는 말을 언제까지 할 수 있겠나. 내년부터는 서민 생활에 온기가 돌아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親) 서민 행보는 올해보다 내년에 더욱 강화될 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처럼 이 대통령의 '서민 올인' 구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당장 이 대통령은 14일 새해 첫 업무보고를 보건복지가족부와 노동부, 여성부, 국가보훈처 등 서민·고용 분야 부처로부터 받았다.

통상 경제사령탑인 기획재정부로부터 업무보고를 시작하던 관례와 비교하면 복지부, 노동부 등의 1순위 보고는 이례적이다. 덕분에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보고는 16일로 밀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첫 머리에 "서민관련 4개 부처로부터 가장 먼저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서민 배려와 청년 일자리 창출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올해 경제가 회복됐다고 해서 (정부가) 긴장을 풀고 서민을 소홀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 된다"며 "새해 업무보고를 앞당겨 연내에 마치고 1월1일부터 재정지출을 시작함으로써 서민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 중반기부터 국정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부각됐던 '친서민 중도실용' 노선을 내년에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서민 올인' 의지를 드러낸 것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는 중산층의 고통을 고려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지 1년 만에 삼성과 현대차, LG 등 대기업의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주가도 올 들어 50% 가까이 반등하는 등 이미 위기 국면을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서민들은 급여삭감과 물가인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런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하는 사람들은 위기 이전 수준으로 경기회복을 체감하고 있지만 서민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우리 사회가 서민들이 살기에는 참 힘들고 아직도 서민들에겐 언제쯤 나아질지 (정부도) 답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약자에 대한 배려, 아동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 격이 올라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이 선진 원조국이 되면서도 우리 내부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균형이 맞았다고 볼 수 없다"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의 서민 행보를 세종시, 4대강 정국 돌파와 연관시키는 시각도 있다.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주력해 난국을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로 세종시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이 대통령의 입에서는 서민이란 단어가 떠나질 않고 있다. 지난 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서민 예산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당부했고, 8일 국무회의에서는 장·차관들에게 민생현장을 직접 둘러보라고 지시했다.

과거 대선 과정에서 만났던 서민들을 다시 찾아가는 일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2년 만에 대구 서문시장 수제비 가게를 찾았고 12일에는 대선 당시 선거광고에 출연했던 '욕쟁이 할머니' 포장마차를 깜짝 방문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 대통령의 서민행보를 정략적 시각으로 접근하는데 반박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업무보고에서 청년 실업, 빈곤층, 여성 대책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일자리 창출과 서민 안정망 구축 등 서민대책을 내년도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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