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대기업과 선긋나···'反재벌 행보' 눈길

MB,대기업과 선긋나···'反재벌 행보' 눈길

채원배 변휘 기자
2010.07.22 18:09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과의 선긋기에 나선 모습이다. 취임 초부터 '대기업 프렌들리'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우호적 관계를 조성했던 이 대통령이라서 무슨 속사정이 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호탄은 재계의 저승사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쏘아 올렸다. 공정위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 정부 부처와 합동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단가인하, 기술탈취 등 대기업 부당행위에 대한 특별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 조사만 해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한 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과도한 단가후려치기 등 중소기업을 지나치게 옥죄고 있다는 자성이 대기업 내부에서까지 나올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2일 공개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일련의 움직임이 어떤 큰 그림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화곡동 포스코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했다. 현장에서 대출 상담을 받으러 온 서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주도로 이뤄진 미소금융이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지 둘러봤다.

문제는 대출 상담을 받으러 온 정 모씨와 얘기를 나누면서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정 씨가 과거 대기업 계열 캐피탈에서 고율의 이자로 대출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대기업이 하는 캐피탈에서 40~50%의 이자를 받는 게 맞느냐, 이건 사채이자 아니냐"고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간판도 없는 사채업자나 많이 받는 줄 알았더니 대기업 캐피탈이 이렇게 이자를 많이 받는 줄은 몰랐다. 큰 재벌에서 이자를 일수이자 받듯이 이렇게 받는 것은 사회정의상 안 맞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 캐피탈이 이렇게 이자를 많이 받는 건 나쁘다. 대출 못 받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이자를 이렇게 많이 받으면 되겠나"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에서 대기업을 '재벌'이라고 지칭하는 등 평소 사용하지 않는 단어까지 구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발전을 바라는 대통령의 의지가 예상외로 강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연일 '친(親) 중소기업' 행보에 나서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정 총리는 "최근 대통령을 만났는데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과거와 다를 것"이라며 대기업 횡포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중소기업 행보는 '서민경제 살리기'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3기 청와대 참모진과 상견례를 겸해 가진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서민경제 살리기에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밖에 최근의 대기업 압박이 집권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제기되고 있는 '레임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단안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문제가 된 캐피탈을 계열사로 둔 L그룹은 바짝 긴장하며 사태 진전을 지켜보고 있다. L그룹 측은 "확인해 보니 정씨는 35%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고, 40~50%라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정씨가 대부업체에서 빌린 것을 착각하고 대통령에게 말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다른 대기업들도 이 대통령의 중소기업 챙기기 행보과정에서 혹시나 유탄이라도 맞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