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총리 인선작업 마무리 단계… 방점은 '친서민 능력'과 '세대교체'
청와대는 29일 정운찬 총리의 사임에 따라 후임 총리 인선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총리 인선을 포함해 개각 시기는 다음달 10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 주 휴가를 떠날 예정으로, 이 기간을 후임 총리 인선을 위한 막판 검토시기로 활용할 전망이다.
◇鄭총리 갑작스런 사임, 왜= 정치권은 한나라당이 7·28 재보선에서 압승을 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 총리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참패 이후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사전에 사의를 수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의 사임은 이번 재보선에서 충주와 천안을 등 충청권 2곳을 모두 여당이 석권해 충청권 민심이 일부 여권 쪽으로 돌아섰다는 기대감 속에서 이뤄졌다. 때문에 정 총리가 명예롭게 퇴진하는 길을 열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총리는 이날 사퇴 담화문에서 "재보선이 마무리된 지금 주요 정치 일정들이 일단락되면서 대통령께서 집권 후반기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건과 계기가 마련됐다"며 "국가의 책임 있는 공복으로서 사임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총리직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일련의 정치일정 속에서 자칫 동요할 수도 있는 정부의 근무기강을 확립하고 국정의 중심을 잡아야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정 총리 사의를 최종 수용한 것은 집권 후반기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새로운 진용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능력이나 의지와 상관없이 '세종시 총리'로 불렸던 정 총리를 유임시키면서 국정운영의 새로운 추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복합 방정식, 후임 총리 인선= 청와대는 현재 후임 총리 선정과 관련해 이미 후보군 선별, 개별 접촉 등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선정을 위한 막판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로, 이 대통령의 휴가기간까지 최상의 결론을 도출할 방침이다.
후임 총리 선정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친서민·중기 정책'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총리 적임자를 고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후임 총리 인선의 콘셉트는 △친서민 △세대교체 △화합 등 세가지로 압축된다. 이 가운데 '친서민 코드'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낙점해야 한다는 의견이 유력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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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정부 측이 친서민을 후반기 국정운영의 핵심 과제로 설정한 것은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 원칙과 방향에 대해 근본적으로 인식을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거래 특별조사, 대검 중수부의 재가동 등 예상보다 강력한 조치가 나오는 배경이다. 지금까지 진행했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를 반성하고 중산층 육성, 양극화 해소, 새로운 발전전략을 수립·추진 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따라서 후임 총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과 과제를 맡게 될 수밖에 없다. 신임 총리는 당·정·청이 친서민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총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타날 갈등과 반발을 무마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다.
게다가 여전히 여야간 첨예한 대립의 대상인 4대강 문제를 슬기롭게 다뤄야 한다. 청와대는 재보선 직후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끈질지게 설득하는 작업을 거치겠다"고 천명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취임 초 "정치인 총리의 기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총리의 주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무적 능력보다는 정책 수립 및 조율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
청와대는 또 신임 총리 선임시 '세대교체'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후반기 국정운영의 대변화에 걸맞게 '회전문 인사',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판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