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대 국회의원들의 전반기 성적표가 나왔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19일 발표한 '국회의원별 법률안 발의 분석' 자료가 그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장관을 겸직한 경우 등을 제외한 의원 279명이 2년간 대표 발의한 법률안 건수는 총 5886 건으로 1인당 21.1 건으로 나타났다. 이미 전체 발의 건수는 지난 17대 국회 4년간의 5728 건을 넘어섰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의 경우 법률안 대표 발의 건수가 179 건에 이른다.
이에 반해 18대 국회 최다선 의원인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7선·비례대표)은 유일하게 '법안 대표발의 0건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불명예를 썼다. 당 대표나 대통령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고 지난 16대 국회 때 시민단체에 의해 의정활동 1위 의원으로 선정된 전력 등에 비춰 보면 다소 의외다.
이에 대해 조순형 의원실 관계자는 "조 의원이 법안 발의를 할 줄 몰라서 안하는 게 아니다"며 "국회 법사위에 소속돼 있으면서 제출된 법안들만이라도 충실하게 심의하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들이 제출하는 법안을 보면 실적을 채우기 위한 것이거나 지나치게 자기 지역구의 이익만을 반영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며 "법안 발의가 많은 것이 곧 의정생활을 충실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년간 의원들이 발의한 법률안 가운데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거나 법률을 전부 개정한 경우는 9.2%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기존 법률을 일부 개정한 것일 뿐이다. 또 전체 발의 법률안 가운데 처리된 법안은 28.9%에 불과해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상당수가 임기 만료로 자동폐기될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공무원노조의 분석에 따르면 의원들이 제출한 법률안은 국회에 계류중인 경우가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보다 2배 많았으며 1년 이상 장기 계류된 경우는 3배에 가까웠다.
정치인들이 정쟁에만 치우치지 않고 활발하게 법률안을 제안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부실한 법률안이라도 일단 제출하고 보고 제출된 뒤에는 나몰라라 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지나친 실적주의의 폐해로밖에 비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