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6일 우리 정부의 수해지원 제의에 대해 나흘이 지난 30일 까지도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최근 집중호우로 압록강이 범람해 신의주 등이 침수되자 북한이 적극적으로 수해피해를 알리고 국제기구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따르면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북한의 요청에 따라 수재민 지원을 위한 특별예산 36만8750만 달러를 편성했으며, 유엔세계식량계획(WFP)도 영양강화 비스킷 등 60만t 규모의 비상식량 지원을 약속했다.
북한은 이외에도 최근 유엔과 중국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수해지원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데도 북한이 유독 우리 정부의 수해지원 계획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천안함 사태 이후 냉랭한 남북관계를 의식한 의도적 침묵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대북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중국으로 향한 것 처럼, 우리측의 지원 제의를 의도적으로 무시해 대북제재에 대한 불쾌감을 표시하려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개선됐던 2007년에는 우리 정부가 북한 수해 긴급 지원을 결정한 다음날 북한이 곧바로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수해복구 자재 및 장비 등 필요한 상세 내역을 알려왔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북한이 우리측의 수해지원 제의에 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측의 수해지원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정치적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돌아와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북측으로부터 답변이 온 뒤 수해지원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한적십자사가 보유한 수해지원 키트 등이 있기 때문에 지원 물품을 구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며 "답변이 오는 대로 조속히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이 수해지원을 받지 않을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국제기구들 처럼 한적도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