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 한나라당 의원과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여야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면서 서로 천적관계다. 나 의원과 이 의원은 경제정책을 놓고 여야 입장을 대변하며 논리싸움을 벌이기로 유명하다.
두 의원이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인세, 소득세 최고세율, 이른바 부자감세 철회를 놓고 다시 맞붙었다. 이 날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까지 가세해 그 어느 때보다 논쟁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다.
박 전 대표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질의 시간을 빌어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법인세 최고세율은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소득세에 대해 "과표 구간 8800만원 이상 소득자에 대한 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악화된 재정건전성이나 계층간 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 여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인세 인하 계획에 대해서는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주변국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 각국은 치열한 조세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대만은 25%에서 17%로, 싱가포르는 20%에서 17%로, 독일은 25%에서 15%로 법인세를 인하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2년 전 법 개정에 따라 법인세 인하를 염두에 두고 투자 계획을 세웠는데 (법인세 인하를 철회하면) 투자 계획을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소득세뿐 아니라 법인세 역시 최고세율 인하 계획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까지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것을 보면 소득세율 인하는 물 건너간 것 같다"라면서 "그런데 적자재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소득세율을 인하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법인세율은 예정대로 인하하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12년부터 14년까지는 법인세·소득세율 인하로 세수가 14조원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법인세 인하에 따른 감소분은 11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의 PICK!
이 의원은 또 "우리의 법인세율이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높지 않냐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인구 1000만도 안되는 소규모 국가와 인구 5000만의 분단 국가를 비교하는 것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제정책은 예측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업 경영에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차원에서 금년 정기국회에서 (감세 철회 논란을) 마무리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그러자 나성린 의원이 박 전 대표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나 의원은 "(최고세율 인하가) 부자 감세이기 때문에 철회한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고소득층에서 양보해 보자는 측면에서 논의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세논쟁을 시급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2012년부터 적용될 세법을 미리 지금 바꾸자는 것인데 내년 경제상황이 어떨지 모르는데 이런 어리석은 (감세 철회 여부) 결정이 어디 있나"라고 반박했다.
특히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 의원의 발언은 "기업이 큰 투자를 결정하려면 4, 5년이 걸린다"며 "내후년부터 이뤄질 세율 인하를 감안해 투자를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고 맞받았다.
아울러 "서구 유럽 경쟁국과 비교를 하는데, 우리 주변국과 비교를 해야 한다"며 "중국이나 일본, 싱가포르 등에 비해 우리는 노사관계도 불안하고 불리한 것이 많은데 세율까지 높아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 의원이 이처럼 자신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자 추가적인 질의를 할 때는 "나 의원이 보고 있을지 모르니까 옳은 얘기만 하겠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