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채권 발행, 또 국회 문턱에 걸리나

이슬람채권 발행, 또 국회 문턱에 걸리나

도병욱 기자
2011.02.15 16:03

이슬람 특혜 + UAE 원전 수주 논란 이유로 일부 의원들 제동

이슬람채권(수쿠크) 발행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이 2월 국회에서도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개정안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 정부는 국회가 2월에 법안을 처리해주기를 바라지만, 정치권에서는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의식한 법안이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고, 여당 의원 중 일부는 테러 연관 가능성, 공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한다.

지난해 기재위 논의 과정에서 법안 통과를 반대했던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15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부가 개정안을 수정한다고 하지만 내용은 지난해와 똑같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개정안은 수쿠크에 다른 나라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면세혜택을 주자는 것"이라며 "영국과 아일랜드, 싱가포르 등 일부 나라들만 비슷한 법안이 있고, 이들 나라들에서도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과 달리) 면세혜택은 부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쿠크의 이익이 알카에다와 탈레반 등 테러단체의 자금줄이라는 의혹이 있는데, 굳이 위험성이 있는 자금에 특혜를 줄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UAE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수주와 관련, 수출입은행이 100억 달러를 UAE에 대출해주기로 했다는 계약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정부가 수쿠크 발행을 위한 법 개정안을 적극 추진하는 게 수출입은행의 대출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개정안 통과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기재위 간사인 이용섭 의원은 "개정안에 문제가 있다면 검토를 해봐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개정안 통과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이슬람 자금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중동 국가들이 발주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려면 중동 자금이 필요하다"며 "2월 국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일호 의원은 "이슬람 자금에 특혜를 주자는 게 아닌데 자꾸 오해가 생긴다"며 "정부가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을 수정하고, 국회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기재위 소속 한 의원은 "2월 국회가 열리면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일부 의원들의 반대가 거세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쿠크는 중동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국내외 금융회사를 통해 이슬람국가에서 발행하는 일종의 외화표시 채권이다.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자가 없고, 채권발행 자금으로 부동산 임대료나 수수료 등 실물자산에 투자한 후 이자 대신 배당으로 돌려준다.

실물거래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이슬람채권에는 지금까지 양도세와 부가가치세 등이 부과됐고, 이 때문에 이슬람 채권 발행은 제도적으로 막혀 있었다. 기획재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수쿠크의 수익에 면세혜택을 주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기재위에 계류된 상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