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라당' 된 與, 신공항 '폭풍전야'

'두나라당' 된 與, 신공항 '폭풍전야'

박성민 기자
2011.03.29 16:42

입지선정 발표 앞두고 끙끙 앓는 한나라, '레임덕' 우려도

마지막 선택만 남았다. 어느 쪽을 택하든 남는 것은 민심의 폭발뿐이다. 입지선정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동남권 신공항 얘기다.

정부가 '백지화'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은 결사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가덕도에 유치해야 한다는 부산 의원들과 밀양을 앞세운 '대구·경북·경남' 의원들은 '남'이 된지 오래다. 오래된 내전에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역 민심을 생각하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당장 내년 총선과 대선이 문제다. 민주당이 '가덕도 유치'를 내세워 부산경남(PK) 지역을 공략한다면 텃밭 수성도 자신할 수 없다. 민주당이 대구·경북(TK)을 포기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야권의 응집력이 높은 PK 지역을 공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이한구 의원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며 "그러면 영남권은 갈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영남은 '두나라당'= 보다 절박한 쪽은 TK 의원들이다. 부산은 신공항이 무산될 경우 '김해공항 가덕도 이전'을 차선으로 내밀 수 있다. 그러나 TK에는 대안이 없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구경북에는 공항보다 기업이 가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알려지자 밀양 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TK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그런 얘기는 한 번도 거론된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친이(친이명박) 직계인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기업유치로 민심을 달랜다는 것은 핵심을 잘못짚은 것"이라며 "영남권에는 이미 산업입지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평가위원회 발표는 잠정 결론으로 하고 대통령이 마지막 결단을 내려야 하다"고 촉구했다.

'밀양 양보론'에 부산 의원들도 장단을 맞췄다.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TK 의원들은 가덕도 결정에도 승복할 테니, 둘 중 하나로 반드시 결정을 하라는 입장"이라며 "가덕도로 입지를 정하고 TK 지역은 다른 것으로 설득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 출신 한 의원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다. 어디로 결정되든 정부 발표에 승복하자는 데 부산만 반대하고 있다"며 "가덕도가 밀린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 지도부는 침묵, 남은 건 '레임덕'=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대통령의 신뢰는 크게 추락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김정훈 의원은 "정부가 사업성 평가가 낮게 나왔을 때 진작 결정했어야지, 이건 밥 먹으려는데 밥상을 차버린 꼴"이라고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질타했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영남에서 세종시나 과학비즈니스벨트 사태보다 훨씬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믿을 수 없는 대통령, 갈등을 양산하는 대통령이라는 평가와 함께 레임덕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텃밭' 분열에 지도부는 끙끙 앓고 있다. 그러면서도 "원칙대로 심사해라"는 원론만 반복했다.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은 "어느 한쪽으로 정하는 게 옳다"고 말했지만, 가덕도와 밀양 중 어디가 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이와 관련,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지도부를 바꿔야한다는 얘기가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아직 발표가 안 나지 않았냐"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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