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후폭풍 "대통령 사과하고 책임자 사퇴하라"

신공항 후폭풍 "대통령 사과하고 책임자 사퇴하라"

도병욱 기자
2011.03.30 18:11

영남권 한나라당 의원 강력 반발 "대통령 탈당" 주장까지 나와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대구광역시) 등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대구광역시) 등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청와대와 정부 인사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넘어서 탈당까지 거론됐다. 한나라당에서 'MB 탈당'이 공론화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등 야당의 목소리가 아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서 그것도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내놓은 강도 높은 비판이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영남권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했다. 밀양을 지지하던 대구·경북(TK), 경남 지역 의원들과 가덕도를 주장했던 부산지역 의원들 모두 정부의 결정에 격하게 반발했다.

밀양을 지역구로 둔 조해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백지화 결정은 머지않아 정치적으로도 실패하는 잘못된 판단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차질 없이 추진됐던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라는 절망적 결과에 이르게 만든 정부 관계자는 책임져야 한다"며 "청와대와 정부의 진용이 정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이(친 이명박) 직계인 조 의원은 현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런데도 이번에 청와대와 정부의 인사교체까지 요구했다. 그 만큼 지역 민심이 험악하다는 의미다.

대구 지역 의원들은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 유승민 등 대구 지역 의원 11명은 "대통령은 백지화 결정에 대해 역사 앞에서 책임지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와 정부·청와대 인사를 향해서도 "즉각 사퇴하라"고 공격했다. 유 의원은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 결정을 전면 부정하면서 "2013년 2월 새 정부가 들어서면 동남권 신공항을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과 총선에서 동남권 신공항을 한나라당의 공약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부산지역 의원들도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경북지역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정권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영남권 내 대부분의 의원들이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영남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수용할 수 없다"며 "김해공항을 가덕도로 옮기겠다"고 주장했고, 김범일 대구시장 역시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31일 대구를 방문하는 박근혜 전 대표가 신공항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져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신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에서 신공항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신공항 백지화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면 친박(친 박근혜)계 역시 그에 따를 가능성이 높다. 신공항을 둘러싼 여권의 사분오열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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