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민주당 지도부가 폭설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강릉을 찾았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저마다 삽을 들고 제설작업에 힘을 보탰다.
정치인들의 이런 민생행보는 보통 '사진찍기' 용이다. '쇼'로 끝내는 게 대부분이다. 당시 현장에는 기자 10여명도 있었다. 하지만 정오께 시작한 손 대표의 '삽질'이 1시간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기자들은 기다리다 못해 철수했다. 손 대표는 한참 뒤인 5시가 넘어서야 작업을 끝냈다고 한다.
손 대표는 탄광을 방문할 때도 막장에 내려가 광부들의 일과가 끝날 때까지 탄을 캐고 함께 샤워장으로 가 몸을 씻는다. 산업현장 방문을 하면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건성'으로 둘러보지 않고 꼼꼼히 챙겨본다. '노숙투쟁'을 할 때도 시늉만 하는 게 아니라 약속한 날 동안은 절대 텐트를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손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손 대표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정치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005년 한 언론에 의해 '국회 출입기자들이 뽑은 차기 대통령 적임자'로 손 대표가 선정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1965년 서울대에 입학해 한일협정 반대투쟁에 참여했으며 대학 졸업 후 빈민활동을 하다 1년간 투옥된 전력도 있다. 정치 입문 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교수로 있었다. 1993년 민주자유당에 입당한 뒤 국회의원에 3번 당선되고 장관과 도지사를 지냈다.
경기지사 때부터 손 대표는 당시 야권의 '잠룡'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손 대표는 지난 대선을 9개월여 앞둔 2007년3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다. 이같은 전력은 줄곧 손 대표에게 '철새 정치인'이라는 낙인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 승리로 낙인은 말끔히 지워졌다.
손 대표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정동영 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패배했고, 당 대표를 맡았지만 2008년 총선에서 패배해 칩거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여의도 정치에 복귀해 그해 10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됐다.
△경기 시흥(63) △육군 병장 △서울대 정치학 △영국 옥스퍼드대 정치학 박사 △인하대 교수 △서강대 교수 △ 31대 경기도지사 △보건복지부 장관 △14, 15, 16대 국회의원 △통합민주당 대표 △민주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