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새 IOC 위원 20여명 개별 면담, 부동표 흡수 총력… 위원별 맞춤형 서한-멘트도 한몫
"내 걱정마라. 이미 온몸을 던졌다." 6일(현지시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확정짓기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뛴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참모들의 건강 걱정에도 아랑곳없었다.
이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 입성한 것은 발표 나흘 전인 지난 2일. 숙소에 도착한 직후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유치 관련 보고를 받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내부 전략 회의를 주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개최지 발표 전까지 IOC 위원들에 대한 직접적인 설득작업이 금지돼 있는 탓에 대부분의 일정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프리젠테이션 리허설 등 일부 공식 일정을 제외하곤 IOC 위원들을 물밑 접촉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촘촘한 시간 배분을 통해 3일 남짓한 시간에 20여명의 IOC 위원들을 개별 면담하는데 성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접견 때 대통령의 자서전을 들고 와 직접 친필 서명을 받아간 위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발표 전날 저녁 열린 IOC 총회 개막식과 리셉션에도 일찌감치 도착해 IOC 위원들을 맞았다. 리셉션이 끝난 후에도 출구에서 기다렸다가 귀가하는 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IOC 위원들과의 면담 외에도 2차례 실전 리허설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들이 이어졌다. 공식 행사와 면담이 계속되면서 식사를 제대로 못해 빵으로 때우는 경우도 많았다.
이 대통령은 틈이 나는대로 영어 프리젠테이션 연습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더반으로 오는 17시간의 비행 동안에도 프리젠테이션 연습에 집중했다.
지난달에는 IOC 위원들 가운데 개별 전화통화가 가능한 인사들을 선별해 전화 설득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시차를 고려해 밤 11시에 관저에서 전화 연결을 하기도 했고, 회의 도중에라도 전화가 연결되면 잠시 자리를 이동해 통화를 했다. '삼고초려' 끝에 통화가 되기도 했다. 어떤 위원은 10여 차례 시도 후 연결된 경우도 있었고, 전화를 받지 않아 4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 자동응답기에 메모를 남긴 후 겨우 연결이 되기도 했다.
6월7일에는 IOC 위원들에게 맞춤형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올림픽 관련 공동 관심사 및 개인적인 관심사항과 친분관계 등을 반영해 100여 명의 IOC 위원들에게 각기 다른 내용을 서한이 발송됐다. 전달도 우편이 아닌 각국 대사, 특사가 직접 전달을 하도록 해 격을 높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친서를 받은 일부 IOC 위원들은 대단히 감명을 받았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더반에서 직접 만나보기를 강력히 희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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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반에서 IOC 위원들을 만날 때도 맞춤형 멘트를 준비했다. 워낙 많은 IOC 위원들을 만나다 보니 "순간순간 기억하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은 이 대통령의 기업인 시절부터 몸에 익은 것이라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은 그동안 각국 정상과의 만남 때는 잊지 않고 평창 유치를 당부했고, 해외 순방 때도 최대한 많은 IOC 위원들을 접견하는데 신경을 썼다. 지난 2월15일에는 실사단 방한 때 평창을 직접 방문해 IOC 실사단에 정부의 강력한 유치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소 수주, 아부다비 유전 개발 참여, G20 정상회의 유치, 국산 고등훈련기인 T-50 인도네시아 수출 등 국가적인 과제가 있을 때마다 직접 나서 해결사 노릇을 했다. 이번에도 이런 이 대통령의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