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는 분주하다. 일이 착착 진행된다. 하지만 이쪽은 움직임이 없다. 자신감이 넘쳐서가 아니라 어찌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한나라당 얘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 동안 '안철수 신드롬'이 폭풍처럼 불었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에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때맞춰 한명숙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 단일후보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처럼 불과 2주일 만에 야당과 진보진영에는 많은 스토리가 쌓였지만 여권은 뚜렷한 움직임이 엿보이지 않는다. 겉으로는 여유만만이다. 홍준표 대표는 "여론변동이 앞으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른다"며 "상대보다 먼저 링 위에 오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Don't be a back seat driver.'라는 영어 속담을 인용, "뒷자리에 앉아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하는 것은 다르다"며 "박 상임이사 역시 정치권에 들어오면 난관을 많이 겪어야 할 것"이라고 여유 있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대로 가다가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필패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나경원 최고위원 등 당내 인사를 후보로 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지지도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박 상임이사 등 야권 후보와 맞붙을 경우 밀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복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 총리 차출설을 부인했지만 당내에서는 김 총리를 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전혀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최근 '꼬꼬면 열풍'을 언급하며 "꼬꼬면의 인기 비결은 전혀 다른 방식의 라면을 선보인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꼬꼬면 같은 인재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당내 인물은 나 최고위원 외에 권영진 의원과 김충환 의원이다. 여권 내에서는 이들 카드가 불안하다는 의견이 많다.
거론되는 외부 인사 역시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김 총리와 정운찬 정 총리,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경우 정권심판론이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이석채 KT회장,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의 인물도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이 낮거나 인지도 측면에서 밀린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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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관계자는 "아직은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뚜렷한 대안이 없어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