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과 셔틀외교 계속해야 하나

[기자수첩]일본과 셔틀외교 계속해야 하나

송정훈 기자
2011.12.18 19:09

17,18일 이틀간 일본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내내 위안부 문제의 우선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노다 총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혜'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노다 총리는 한발 더 나가 우리 측에 '평화비' 철거를 요청하는 바람에 정상회담 치고는 이례적으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법 이전에 국민 정서 감정의 문제 인 만큼 양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국적 견지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생존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연세가 많아 몇 년 더 있으면 모두 돌아가실 수 있다"면서 "일생의 한을 갖고 살던 할머니들이 이대로 돌아가시면 양국에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라고 간곡히 말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당초 이번 회담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일 정상이 수시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자는 '셔틀외교'차원에서 성사된 것이다. 그렇기에 자유무역협정(FTA) 등 실무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그런 회의가 두 정상이 강도 높은 설전을 벌이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된 데는 공교롭게도 위안부 수요 집회가 지난 주로 1000회를 맞은 데다, 이를 기념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한 '소녀상'이 이슈가 되는 등 위안부 문제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위안부 문제 해결에 소극적 자세를 취해 왔던 일본 정부에 근본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9월에도 일본군 위안부 청구권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의를 공식 제안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8월30일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공식적인 문제제기로 위안부 문제는 양국 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두 나라의 감정이 얽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여서 한일 관계가 전반적으로 냉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은 이 대통령을 수행한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에게 "다케시마(독도)는 우리(일본) 영토"라고 "항의(抗議)했다"고 한다. 손님을 초대해놓고 대접하기는커녕 싸움만 건 셈이다.

이런 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셔틀외교를 계속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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