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현정은 조문 허용..남북관계 영향은?

이희호·현정은 조문 허용..남북관계 영향은?

송정훈 기자
2011.12.21 15:50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조문 방북과 민간차원의 조전을 허용하면서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을 모은다.

일단 북한이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수용할 경우 경색 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 관계에 일정 부문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달리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조의 표시를 하지 않고 민간 차원의 조문단 파견이나 조전을 불허했다. 다만 정부는 김 주석 사망 후 열흘 뒤인 7월18일 이영덕 국무총리가 "남북관계를 대화를 통해 진전시켜 나간다는 정책기조는 일관성 있게 견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후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한 남북정상회담이 무산되고 북한의 핵 개발 위협과 '서울 불바다' 발언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을 맞았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 방북 시 남북 실무진 간 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점도 남북관계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통상 민간인들의 방북 시 관례적으로 신변 보호를 이유로 정부 실무자가 동행한다. 일각에선 상주인 후계자 김정은이 남측 조문단 접견 시 북 핵 6자회담 재개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한 대남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정부의 김 위원장에 대한 조문이나 조의 방침은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한 대북 유연화 조치 일환으로 민간 교류는 제한적으로 허용한다는 현재 대북 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라며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지만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조문과 조의 방침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당장 남북관계에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아직 김정은의 권력 기반이 약해 대남 메시지를 내놓기 쉽지 않다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북한이 정부의 조문, 조의 방침에 대해 즉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이 때문에 정부가 민간단체의 방북 조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의 조문, 조의 방침은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와 비교할 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고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며 "다만 가시적인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고려해 민간부분에서 국제사회보다 반 발짝 정도 앞서 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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