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국격 떨어뜨리는 일" 野 한·미 FTA 폐기 주장에 여권 공세전환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야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주장과 관련해, "민주화 시대에 과거 독재 시대도 아니고 외국 대사관 앞에 찾아가서 문서를 전달하는 것은 국격을 매우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청와대에서 주재한 확대 국무회의에서 국익에 영향을 주는 이슈들에 대해 공무원들이 중심을 잡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차관, 외청장 등이 배석한 확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올해는 정권 마지막해이고, 선거의 해이고 세계 경제 위기에 있는데 이럴 때 정치적 결정을 잘못하거나 의사 결정을 늦추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까지 영향을 준다"면서 "예를 들어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하는 게 한·미 FTA"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경쟁하고 있고 모두가 다 미국과 FTA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발효도 하기 전에 폐기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면서 "이는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가 개방된 상황에서 국회 통과된 국가 조약을 발효가 되기 전에 폐기한다고 하는 것은 국익과 매우 관련된 일이기에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야권의 한·미FTA 폐기 주장을 직접 비판한 것은 이 문제가 불거진 이후처음이다. 민주통합당은 재협상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FTA 폐기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미국 측에 보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전날 박근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한·미FTA와 관련해 야권을 비판한 데 이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여권 전체가 한·미FTA 이슈에 대해 공세적으로 전환하는 모습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전날 "(야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그토록 필요하다고 강조하고서는 이제 와서 정권이 바뀌면 없던 일로 하겠다는 데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저축은행 피해구제 특별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등 불합리한 법안들에 대해 강력 대처를 지시하는 등 현안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날도 국익과 관련된 이슈들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재차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어느 이해단체에 관련된 문제가 아닌 약사법이나 국방 개혁법, 학원 폭력 등 이해단체와 관련된 것이 아닌 국민과 밀접한 것, 안보와 관련된 것은 국회와 협력해서 국가 미래를 위해 자세를 가다듬고 중심을 잡아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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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각 부처가 중심을 잡고 의회와 협력해서 국가 미래를 위해 자세를 가다듬고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여러분 뿐 아니라 하위 공직자까지 그런 정신을 갖고 이해를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로는 처음 차관과 외청장 등이 함께 배석했다.
이 대통령은 "남은 기간 효과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국민들과의 공감 뿐 아니라 공직자끼리의 공감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했다"면서 "앞으로 자주 배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