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편 만난 곳도 안산…출마는 '피할 수 없는 운명'"

민주통합당은 28일 경기 과천·의왕과 군포, 안산단원갑에 각각 송호창 변호사와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를 후보로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이중 백 전 검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글을 남기고 검찰을 떠난지 3개월 만에 제1야당의 총선 전략지역 후보가 됐다. 이번 공천은 검찰개혁에 대한 당 지도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다.
백 전 검사는 전략 공천 후보로 결정되기 직전인 지난 27일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은 나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입법부의 제도개혁"이라며 정치에 투신한 이유를 밝혔다.
- 검찰이 얼마 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까지 검찰에 몸담은 입장에서 수사 결과를 평가하자면.
▶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사를 하지 못했다.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식 수사고, 형평성과 공정성에도 완전히 반한다. 안병용 당협위원장이 구의원에게 돈을 뿌리라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지시자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왜 불구속했나.
박 전 의장 등의 범죄 혐의를 '300만원 전달'에 한정할 게 아니라 돈이 뿌려진 새누리당 의원이 몇이고, 총 액수가 얼마고, 청와대가 개입했는지까지 수사를 했어야 한다. 그게 의혹의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전 의장 주변에서 수상한 정치자금들이 많이 나왔는데 검찰은 '스마트한 수사를 하기 위해 그런 것은 가지에 불과하니 수사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발표했다. 어떻게 그게 곁가지인가. 과거엔 보좌관이 돈 받은 것도 정치자금법을 적용해 수사를 했다. 수사를 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문제가 있다.
- 검찰에서는 수사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다른 의원들에게 전달된 것은 확인이 불가능해 이같이 결론 냈다고 했는데.
▶ 고승덕 의원에게 돈봉투를 전달한 '뿔테남' 곽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3시간 조사하고 돌려보냈는데, 조서를 읽고 인적사항 확인에 30, 40분이 흘러가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는 2시간밖에 조사를 안했다는 거다. 검찰에 수사의지가 명확히 있었다면 그렇게 중요한 사람을 한 번 정도 더 불러 추궁해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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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같은 수사결과의 배경엔 검찰 수뇌부 차원의 결단이 있다고 보나.
▶ 내가 검찰 내부에 없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 정부 들어와서 검찰 수사가 거의 한 방향으로 흘렀다. 검찰 수뇌부는 이 정권에서 구성된 것 아니냐.

- 이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검찰을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나.
▶ 내가 2000년 검사로 임관했는데, 김대중 정부였다. 그 때는 초임검사 시절이기 때문에 별반 느낌이 없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당연히 검찰 수사는 공정하고,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는 달랐다. 서서히 '정치검찰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그동안 사건이 여러가지 있었다. 하나의 사건만 그랬으면 모르겠는데, 모든 사건이 정권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되고, 기소됐다.
그리고 많은 사건이 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미네르바 사건도 나중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 사건 때문에 인터넷의 언론 기능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됐다. 검찰의 수사가 정권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 검찰이 국민에게 비판받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 공정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당시 대선자금 수사로 검찰이 엄청나게 신뢰 얻기 시작하고 국민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걸 이 정부 들어 완전히 까먹었다.
국민이 검찰을 매도하는데, 대부분의 일선 검찰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 검사는 어려운 직업이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이런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아주 중요한 사건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편향된 수사를 했기 때문에 검찰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 가족도 내곡동 사저 문제로 고발당했는데, 현재 검찰의 태도는 어떠한가.
▶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고발이 이뤄진지 4달 지난 상황에서 수사가 전혀 안됐다. 이 문제로 며칠 전에 서울중앙지검 방문해 1차장검사를 마났을 때 "지금 수사 중"이라고 하더라. 조율 중이라는 취지의 말씀이었다.
의혹은 많은데, 매도인 조사도 전혀 안 이뤄졌고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소환도 안됐다. 수사 자체가 전혀 안돼 오히려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대통령 아들이라고 봐줄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나. 그동안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은 다 재임 중에 구속 기소됐다. 조사를 해 보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연루됐으면 이 대통령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건은 다르지만 지금 검찰이 과연 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18대 국회에서 검찰 개혁을 추진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19대 국회에서 중점을 둘 분야는?
▶ 대검 중수부 폐지와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을 최우선에 둘 것이다. 중수부 폐지는 그동안 검찰의 중립성 문제가 많이 논란이 돼 왔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등의 사건도 있어 국민들에게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중수부가 폐지되면 고위 공직자 수사에 공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공수처가 신설돼야 한다.
- 검찰청을 떠날 때 정치는 안하겠다고 했는데, 총선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 내가 검찰을 그만 둘 때 썼던 글의 파장이 너무 컸다. 내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컸다. (나는 그것도 우리 국민의 검찰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거라고 본다.) 기자들한테 전화가 너무 많이 와 휴대전화도 모두 꺼 놓았다. 그리고 그 글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정치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 있으면서도 검찰의 정치 편향성을 심각하게 느꼈지만, 검찰 개혁이 숙명이라고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그 뒤에 변호사 생활 하면서 보니까 국민의 검찰에 대한 불신, 검찰 개혁을 원하는 목소리가 너무 컸다. 검찰 개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던 입장에서 보니까, 국민이 저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내 도덕적 정당성을 생각하기보다는 검찰 개혁을 소명으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찰 개혁을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입법부에서 하는 제도개혁밖에 없다. 검찰 개혁이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게 정치참여라고 생각했다.

- 검사를 그만 둘 때, 또 정치를 시작할 때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
▶ 남편은 경실련에서 20여년 활동한 시민운동가다. 그러다 보니까 열린 시각을 갖고 있다. 남편은 내 의견을 많이 존중해 주는 편이다. 정치 참여도 "네가 할 수 있다면 하라"고 했다.
검사는 격무에 시달린다. 검사를 그만 두고 변호사를 하면서 여유로워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행복할 수 있었다. 애들도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런데 남편이 "네가 정치를 함으로써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다"고 해서 결단하게 됐다.
- 안산 단원갑은 어떤 지역인가. 유권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 대학(고려대 사회학과) 때 학생운동을 하고, 안산 단원갑 지역에 있는 노동사무소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사법시험 합격 후에는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직전 이 지역구 의원이었던 천정배 전 최고위원이 불출마를 한 것과 내가 정치에 투신한 시기가 공교롭게도 일치하는데, 그걸 보면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란 게 있다고 느낀다.
남편도 안산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만나 결혼했다. 그 때만 해도 안산이 노동조건은 열악했지만 중소기업이 활성화돼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중소기업이 줄었고, 침체된 상태로 보이더라.
안산의 경제와 문화, 복지는 중소기업 활성화에 달려 있다. 내 생각하는 공약 중에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시키는 것이 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하고 강력한 힘으로 집행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