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재'가 여의도를 등진 이유

[기자수첩]'인재'가 여의도를 등진 이유

변휘 기자
2012.03.07 18:45

4·11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정치권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그러나 참신한 인재영입과 감동공천을 공언했던 여·야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30세대'의 영향력을 강조하면서도 유권자 시선을 잡아끄는 청년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아이러니다.

새누리당은 서울 강남3구와 영남권 등 강세지역을 중심으로 35곳을 전략지역으로 선정, 정치신인의 등용문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쇄신 상징으로 내세울 만한 인재를 영입하지 못했다. 덕분에 공천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부산 사상에 깜짝 공천된 27세 여성 손수조 후보가 가장 화제를 모았지만, 영입 사례가 아닌 후보 본인의 선거전략이 성공한 사례다. 민주통합당은 법조계출신 인사들을 주로 영입하며 여당을 조롱하던 '법조당'이란 별명을 부러워하는 모양새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인재품귀' 현상은 더 심해 보인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 운영의 전권을 거머쥐고 '386세대'를 대거 수혈하는 방식으로 인위적 인적청산을 주도했다. 하지만 선거인단·모바일 투표 등을 통한 경선이 대세로 자리 잡은 지금은 오히려 정치신인이 현역의원의 벽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

세대교체 역시 지지부진하다. 7일 현재 확정된 여·야 공천명단을 보면 새누리당의 30대 공천자는 문대성(36·부산 사하갑)·박선희(32·안산 상록갑)·김세연(39·부산 금정) 후보 등 3명이다. 민주통합당은 하귀남(39·경남 마산을)·김철용(37·대구 달서병) 후보 등 2명인데 그마저도 당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역에 나서고 있다.

13대 국회에서 이해찬·정몽준·이인제 의원 등 11명, 14대 국회에서는 신계륜·추미애·김민석 의원 등 6명, 17대 국회에서는 '탄핵역풍'에 힘입어 무려 23명의 30대 국회의원이 당선됐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정치권의 '인재난'은 예견된 수순이다. 유권자들은 지난해 10·26 재보선을 통해 무소속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선출하고, '안철수 현상'을 도출하며 정치권의 각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반짝' 반성에 나섰던 정치권은 계파 갈등을 반복하면서 '구태정치'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인재들이 여의도로 향하던 발길을 돌리는 게 당연하다.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고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정당에는 인재들이 제 발로 찾아온다는 당연한 원리를 정치권만 모른 채 '인재난'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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