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의 땅서 與·野 배수진 "지역일꾼" vs "새정치 그릇"

盧의 땅서 與·野 배수진 "지역일꾼" vs "새정치 그릇"

김해(경남)=변휘 기자, 홍재의
2012.03.19 14:09

[4·11총선 격전지]④경남 김해을 김태호-김경수 후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품고 있는 '친노'의 상징, 경남 김해을은 야권이 결코 내줄 수 없는 '성지'다. 동쪽으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문성근 최고위원이 출마한 부산 사상과 북·강서을이 닿아 있다. 부산에 불어 닥친 '야풍(野風)'을 경남까지 확산시키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관문이다.

ⓒ좌우로 마주보고 있는 김해시 장유면 소재 김경수-김태호 선거사무소. 변휘기자
ⓒ좌우로 마주보고 있는 김해시 장유면 소재 김경수-김태호 선거사무소. 변휘기자

그러나 현재 이곳에는 새누리당의 깃발이 꽂혀 있다. 거창군수와 재선 경남도지사를 지낸 '경남의 아들', 김태호 의원이 1년 전 4·27 재보선에서 '노무현 정신계승'을 내건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를 눌렀다.

재선에 도전하는 김 의원은 일찌감치 4·11 총선 새누리당 후보로 낙점됐다. 그에 맞서 성지 탈환에 나선 민주통합당 대표선수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다. 새누리당은 친노의 심장에 비수를 꽂기 위해, 민주통합당은 경남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혈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형님만 800명' 김태호, 다시 나홀로···친화력·인지도 강점=지난 15일 찾은 김해을에서는 두 후보의 '표밭갈이'가 본격화되고 있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김해 주촌면에 위치한 이 지역 최대 도축장인 '부경축산'을 찾았다. 김 의원은 '형님이 800명, 아버지가 1000명'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특유의 '친화력'을 선보였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악수를 나누고 어깨를 주무르며 "또 애 좀 맥이겠심더"라고 농담을 건네는 그에게 상인들은 "아침에 인사할 때 봤는데, 여 또 왔네"라고 답했다. 매일 출근길에서 '90도 인사'로 유권자들을 만나고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는 '나 홀로 선거'. 1년 전 통했던 '승리방정식'은 그대로다.

민선 도지사를 두 번 지낸 탓에 인지도 면에서는 앞서는 게 김 의원의 최대 장점이다. 지난해 '나 홀로 선거'를 뛰며 많은 사람을 만난 덕분에 두 번, 세 번 만나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 풍부한 지방행정 경험을 거쳐 '인물' 면에서도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 변휘기자
ⓒ김태호 새누리당 후보. 변휘기자

장유면 부영아파트에 사는 박경일(69)씨는 "김경수는 누군지도 잘 모른다"며 "나이 든 사람들은 김태호가 당선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해는 시장이나 의원들이 다 야당이라 되는 게 없다. 힘 있는 여당 사람을 밀어야 한다"며 "1년 두고 봤으니 앞으로 4년 더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지역발전 적임자는 나"=김 후보는 '지역일꾼'론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국민의 아픈 부분을 헤아리지 못한 것은 반성을 해야 한다"면서도 "우리 지역만을 보면 이번 선거를 정치적 심판 의미뿐만 아니라 과연 지역에 남아 발전을 이끌 적임자가 누군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지역을 대변해 앞으로 정치적 영향력이나 잠재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기대도 같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에게 경남 출신 '큰 정치인'을 바라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또 야권이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야권이 미래 대안세력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 유권자들이 많은 회의가 있다"며 "당장 참여정부 때 약속했던 한미FTA, 제주해군기지에 관해 '말바꾸기'하는 걸 봐도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선거 승리만을 좇는 하루살이 정치세력"이라고 지적했다.

◇낙동강 '야풍', 노무현 계승에 호소=같은 날 오후 김 본부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장유면 롯데마트 주변에서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돌리고 있었다. '2번 김경수'라고 적힌 어깨띠와 명함 모두에 '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었다. 김 후보가 지난 1월 1일 발표한 출마선언문의 제목도 '당신이 가르쳐주신 대로 배운대로 하겠습니다'였다.

선거 초반부터 '격전지'로 언론에 보도된 탓인지 예상보다는 김 본부장을 알아보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택시기사 박모씨(52)는 "오늘 처음 악수했는데 인상이 좋다. 똑똑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김해에 내려와 마지막을 지켰다는 점에서 '노무현 정신계승'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공감대도 넓게 형성돼 있는 편이다.

ⓒ김경수 민주통합당 후보. 홍재의 기자
ⓒ김경수 민주통합당 후보. 홍재의 기자

특히 김해에서 시작해 부산으로 이어지는 야권의 '낙동강벨트' 바람은 김 본부장의 커다란 자산이다. 야당의 전유물인 '정권심판론' 역시 최근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하락으로 그 반사이익이 더 커진 상태다.

박옥선(41·여)씨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여러 부문에서 노 전 대통령이 먼 미래를 내다봤다고 생각한다"며 "김태호나 새누리당 사람들은 편하게 살아왔는데 과연 민심을 알까 의문이 들고, 친노에는 어려움을 이겨낸 인물들이 많아 서민의 삶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수 "'새로운 정치' 담아낼 그릇"=김 본부장은 선거전 초반 판세에 대해 신중한 표정이었다. 그는 "본선은 이제 시작이고 여론조사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50대 50에서 시작해 누가 더 열심히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에는 "선거전에 본격 들어가면 야권 후보로 누가 나왔는지 금방 알려질 것"이라며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인지, 뭘 잘할 수 있는지"라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은 경력과 경륜이 풍부한 분이지만, 지금 시민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정치, 단지 총선만이 아니라 대선까지 이어지는 '새롭게 바꿔야한다'는 요구를 담아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또 김해가 이른바 '낙동강 전투'의 핵심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선은 단지 국회의원 개인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선까지 이어지는 선거"라며 "부산·경남이 건강한 정치 생태계를 회복하고, 대선을 통해 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지역민들도 현명하게 선택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문재인 후보도 '요청하면 언제든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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