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권에 한 발짝 더···'독주' 계속될까

박근혜, 대권에 한 발짝 더···'독주' 계속될까

변휘 기자
2012.04.12 18:41
ⓒ뉴스1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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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가는 곳엔 늘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마이크를 잡고 "안녕하십니까"라고만 해도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보수여당 지지자가 다수인 중·장년층 뿐이 아니다. 야권 성향의 20~30대 젊은 층과 청소년들까지 얼굴 한번 보려고 까치발을 들었다. 전국 각지를 돌며 4·11 총선 지원 유세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방문하는 곳마다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새누리당의 압승은 박 위원장의 개인기에 의존한 바 크다. 연초 "탄핵 때보다 어렵다"던 총체적 난국의 당을 불과 3~4개월 만에 과반 의석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전국 각지 후보들은 "박 위원장이 한 번 다녀가면 지지율이 몇 %씩 오른다"며 '모시기' 경쟁을 펼쳤다.

박 위원장은 이번 승리로 여권 대권주자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당내 비박(非朴) 진영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몽준·이재오 의원도 당선됐지만, 피 말리는 접전 끝 진땀 승이었다. 대권주자로서 체면을 구긴 셈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등도 경쟁자로 거론되지만, 현재까진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범야권을 봐도 상대 찾기가 쉽지 않다. 부산·경남(PK) 공략을 주도하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선거에 혜성처럼 등장해 '박근혜 대세론'을 흔들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정치 무대에 등장하지 않아 당분간 박 위원장의 독주를 막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선을 불과 8개월여 남겨 둔 상황에 이런 '독주체제'를 가능케 한 건 폭넓은 지역·연령·계층을 아우르는 박 위원장만의 대중적 인기와 영향력, '신뢰와 원칙'의 이미지가 꼽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중·장년층 유권자들에게 박 위원장은 단순히 한 사람의 정치인이 아닌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는 존재"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역시 저서 '닥치고 정치'에서 "어느 누구도 박근혜의 풍모에서 품어져 나오는 아우라를 이길 수 없다"고 얘기했을 정도다.

위기 때 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해 당을 구하는 정치력도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천막당사'에서 한나라당의 완패를 막았고, 이번엔 당명과 당헌·당규까지 바꾸며 파산 직전의 당을 압승으로 이끌었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통합당의 '좌클릭'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박 위원장의 '이런 정당에게 국가를 맡길 수 없다'는 호소가 통했다"며 "적어도 이번엔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정확하게 포착한 박 위원장의 정치적 통찰력이 평가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경쟁 없는 '독주'가 오히려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까진 이명박 대통령에 맞서 '여당 내 야당' 이미지 효과를 봤지만, 앞으론 여권에 대한 비판의 화살이 박 위원장에게 직접 날아와 수세에 몰릴 수 있단 의미다.

수도권 '완패'도 뼈아픈 대목이다. 유권자 절반이 몰려 있는 곳에서 표의 확장성 한계가 드러난 탓이다. 총선보다 '바람'에 더 민감한 대선이다. 정치적 이슈가 빠르게 퍼지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지 못하면 어려운 게임을 펼쳐야 한다.

'2030'세대 공략도 숙제로 남았다. 역대 대선은 항상 직전 총선보다 10~15% 이상 투표율이 높았다. 젊은 층의 투표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이들의 표심을 얻지 못하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은 "이번 총선은 비대위 체제, 정강·정책 변화 등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MB정권과의 단절을 어필한 박 위원장의 정치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변수도 적지 않다"며 "수도권에서의 영향력 한계 등 드러난 약점들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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