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치는 동북아 외교…중국으로 일본 견제한다?

소용돌이치는 동북아 외교…중국으로 일본 견제한다?

진상현 기자
2012.08.23 05:55

[한중 수교 20주년]한·미·일 중심 외교 한계..대중국 외교 중요성 부각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촉발된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 주요국들의 영토 논쟁은 오는 24일로 수교 20주년을 맞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당장 이번 영토 논쟁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한·미·일 동맹에 균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두 전통 우방을 중심으로 동북아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라크 전쟁을 치르는 사이 약화된 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G2로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도 이슈로 한일 관계가 급랭하면서 미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쉽지 않은데다 대선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오바마 행정부의 여력도 부족하다.

반면 중국이 끼어들 수 있는 여지는 훨씬 커졌다. 중국은 세계 2차 대전 때 일본의 침략을 받은 점에서 우리와 같은 과거사를 갖고 있고, 센카쿠열도를 놓고 일본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다는 점도 같다. 독도 문제에서 한국과 공동 전선을 펼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지난 11일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게재한 데 이어 16일에는 "중국은 영토 문제로 한국을 지지하고 공동으로 일본에 대처해야 한다"면서 "한·일 갈등이 깊어지면 지정학적으로 중국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입장에서도 중국의 도움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제 사회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경제력 등에서 여전히 우위에 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통화스왑 중단 등 노다 요시히코 내각이 엄포를 놓고 있는 적반하장격 보복책에도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중국과의 공조는 일본에 적잖은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본이 최근 수위 조절에 나선 것도 이러한 한·중·일 간의 역학 구도를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독도 공세를 강화하다 자칫 한국이 한·미·일 공조의 틀을 깨고 중국과 가까워질 경우 국제무대에서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동북아의 또 다른 강국인 러시아와도 쿠릴열도를 놓고 영토 분쟁 중에 있어 자칫 '고립무원'에 빠질 수 있다.

'경제 외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최대 경제권역인 미국, EU(유럽연합)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중국과 협상에 착수한 반면 일본은 변변한 FTA를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협상이 어렵고 높은 수위의 결합이 어려운 다자간 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기대를 걸어야하는 처지다. 한일 FTA, 한중일 FTA에 애가 타는 쪽은 우리 보다는 일본이다.

한중 수교 20주년과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펼쳐지는 외교전을 계기로 한·미·일에 치우친 우리 외교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신상진 광운대 중국학과 교수는 "독도 방문 이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일방적인 한·미·일 중심 외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삼되, 남북관계, 한중, 한러 관계 등을 균형적인 관점에서 함께 보는 것이 한미 관계도 더 건설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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