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재벌, 시냇물 아닌 바다 나가 경쟁해야"

이정우 "재벌, 시냇물 아닌 바다 나가 경쟁해야"

김익태, 양영권, 사진=이동훈 기자
2012.10.12 08:53

[인터뷰]문재인 캠프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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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캠프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62·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은 문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표한 대기업 순환출자 금지 등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국민 경제의 틀을 바꾸는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문 후보의 정책 발표에 앞서 지난 10일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재벌의 잘못된 점은 개혁하고, 잘하는 점은 밀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다에 나가야 할 배가 시냇물로 역류해 들어오니…"

이 위원장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세계 챔피언이 돼야 할 대기업들이 골목시장까지 침투하는 것은 바다에 나가야 할 배가 시냇물로 역류해 들어오는 거나 다름없다"며 "대기업들이 바다로 나가, 세계와 경쟁하면 모두가 박수를 치고 존경을 할 텐데, 영세 자영업자의 밥그릇을 빼앗으니까 원성을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표' 경제민주화에 대해 "저쪽(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도 경제민주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내용이 다르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배구조 개혁만 하더라도 저 쪽은 순환출자를 신규만 해소하겠다는 것이고, 우리는 기존의 것을 놔두면 과도한 경제력 집중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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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현행법에서 상호출자는 금지해놓고, 한 칸만 돌려서 하면 되는 순환출자는 놔두고 있다"며 "법체계가 논리적 일관성 없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하기에는 글로벌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그룹에서 자금 사정 등에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숫자가 많지도 않고, 금액이 과다하지도 않다"며 "부작용은 크게 걱정할 바가 못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에 털고 가는 게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경제민주화 법안, 연내 처리…어려운 것 새누리당과 토론 통해 처리"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와 관련, "새누리당과 쉽게 합의할 수 있는 것은 올해 처리하고, 의견이 다른 부분은 토론을 통해 쉬운 것부터 하고 어려운 것 나중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문 후보가 밝힌 '포용적 성장'과 관련, "중산층과 서민의 복지를 확충하고 최저임금을 올리면 수요가 창출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통적 사고인 '선성장 후분배'는 반쪽의 진리"라며 "진리의 나머지 절반은 '분배가 잘 돼야 성장이 된다'는 것인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확충과 증세의 관계에 대해서는 "문 후보가 북유럽식 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했는데, 그러려면 현재 20% 수준인 우리의 조세부담률도 북유럽처럼 50%로 높여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있다"며 "하지만 먼저 △낭비적 재정 지출을 줄이고 △대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제도를 없애고 △부자 감세를 철회하면 상당한 재정 확충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뒤에 중산층에 대한 증세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에 대해 "몇 년 전까지 몇몇 분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시며 얘기를 했던 사이"라고 소개했다.

◇"링 위에 올랐는데 상대 선수 가버리면 재미 없어…김종인 복귀 환영"

김 위원장의 박근혜 후보 캠프행에 대해서는 "뜻밖이었다. 그 쪽(박 후보)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없는데, 잘못된 것 아닌가"라며 "최근의 새누리당 내홍은 필연적인 결과다. (새누리당에 경제민주화의) 의지가 없는데, 갈등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후보와 당의 철학이 같으니 잡음이 없는 것이고, 새누리당은 당의 철학과 경제민주화가 상충하니 그런 잡음이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당무 복귀에 대해서는 "잘된 일"이라며 "권투하러 링 위에 올라갔는데, 상대 선수가 가버리면 재미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사진=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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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합류한 장하성 고려대 교수까지 포함해 "3 명이 한 군데서 일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 사이에 차이가 있다기보다는 당과 후보의 차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권력구조와 관련해 "대통령 중심제가 제왕적이라는 단점도 있지만 대통령이 개혁적인 사람을 잘 임명하기만 하면 내각제보다 유리하다"며 "개혁해야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아직은 대통령제로 가고, 개혁이 어느 정도 되면 내각제로 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가 발표한 대통령 권한 축소 방안 등을 비판한 것과 관련, "저 쪽 캠프(안 후보 캠프)를 공격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고 의견이 서로 다른 것을 표출한 것일 뿐"이라며 "인신공격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지만, 이처럼 자연스러운 정책 토론은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북대 교수로 있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 정책실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지냈다. 청와대 근무 때 민정수석비서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으로 있던 문재인 후보와도 호흡을 맞췄다.

이 위원장은 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다시 공직에 나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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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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